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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해외파] 멀고 험난한 주전 경쟁의 길
입력 2016-04-26 05:59 
박병호는 팀이 인터리그 원정을 치르면서 출전 기회를 잃었다. 사진= 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되기가 이렇게 힘들다. 지난 한 주,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주전 경쟁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내자리 어디갔지?
박병호 한 주 성적: 4경기(선발 3경기) 11타수 5안타(타율 0.455) 2홈런 2타점 1볼넷 2삼진

박병호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보더 배틀 2연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후 밀워키-워싱턴DC로 이어진 원정 5연전에서 1경기에 선발로 나오는데 그쳤다. 지명타자를 사용하지 않는 내셔널리그 원정이었기 때문이다. 조 마우어에게 1루 자리를 내주며 줄곧 벤치를 지켰다. 보통 아메리칸리그 팀이 인터리그 원정을 가면 지명타자에게도 선발 출전의 기회를 주곤 하는데 당장 앞의 성적이 급한 팀 사정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타격감은 잃지 않았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경기 대타로 등장해 볼넷을 골랐고, 25일 경기에서는 선발 출전해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힘겨운 주전 경쟁
이대호 한 주 성적: 1경기(선발 1경기) 1볼넷 1삼진
김현수 한 주 성적: 1경기(선발 1경기) 4타수 2안타 1타점 1삼진
최지만 한 주 성적: 1경기(선발 1경기) 2타수 1안타 1볼넷

이대호에게는 정말 잔인한 한 주였다. 상대 팀이 계속해서 우완 선발이 나오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대타 찬스에서는 프랭클린 구티에레즈에게 밀렸다. 24일 LA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좌완 헥터 산티아고를 맞아 드디어 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두 번의 타석에서 볼넷과 삼진을 기록한 뒤 대타로 교체됐다.
그래도 위안이 된 것은 팀은 잘나갔다는 것. 홈 6연전에서 1승 5패로 주춤했던 시애틀은 뉴욕-클리블랜드-애너하임으로 이어지는 원정 9연전에서 모두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6승 3패로 마무리,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이대호는 "중요한 것은 내가 나갔을 때 잘 치는 것이 아니라 연승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팀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현수도 지난 한 주 한 경기 출전에 그쳤다. 24일 캔자스시티 로열즈와의 원정경기에서 9번 좌익수로 출전해 멀티 히트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타점을 기록했다. 얼마 없는 출전 기회지만, 그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출전한 네 경기에서 모두 출루했고, 3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자기 역할을 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다.
LA에인절스의 최지만은 드디어 타율이 생겼다. 24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 1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상대 선발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리며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대호와 함께 나란히 1루수로 선발 출전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한국인 1루수 맞대결이라는 역사를 썼다.
이대호는 구단의 플래툰 정책으로 경기 감각 유지에 애를 먹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이제는 연투까지
오승환 한 주 성적: 4경기 4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지난 한 주 가장 꾸준히 활약한 선수는 단연 오승환이다. 21일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얻어맞으며 2실점, 0의 행진은 깨졌지만 샌디에이고 원정에서 데뷔 후 첫 연투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2.08까지 올랐던 평균자책점은 다시 1.69로 내려갔다.
팀이 뒤진 상황에서 추격조로 등판했던 오승환은 이제는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21일 경기는 비록 실점했지만, 팀의 리드를 지키며 홀드를 기록했다. 25일 경기도 팀이 동점을 만든 바로 직후인 6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좋은 투구 내용이 좋은 팀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래도 안올릴래?
또 한 명의 메이저리거가 탄생할 수 있을까.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캣츠에서 뛰고 있는 이학주는 25일까지 0.316의 타율을 유지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24일 타코마 레이더스 원정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3할 타율을 회복한 그는 25일 경기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부진한 타격 때문에 외면받았던 그는 이번 시즌 달라진 못브을 보이며 빅리그 진입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팀 상황도 맞아 떨어졌다. 유틸리티 내야수 에히라 아드리안자가 발 골절로 60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일단 팀은 1루와 3루가 가능한 코너 길라스피를 먼저 메이저리그에 올렸다. 이학주는 현재 마이너리그 옵션이 모두 소진된 상태(탬파베이 시절 스프링캠프에서 옵션되며 3년을 모두 사용했다)고 콜업 이후 마이너리그로 보내려면 웨이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구단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주의 한마디
"선발 투수들과 제일 친해졌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더그아웃에 있다 보니 선발 투수들과 얘기할 시간이 많아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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