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한국투자 2년째 급감…순국제투자국 부상
입력 2016-04-22 16:09 
지난해 대외투자에서 외국인투자를 뺀 순국제투자포지션(Net IIP)이 2000억달러에 육박하면서 한국이 확고한 '투자국' 지위에 올라섰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순국제투자포지션은 1988억달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4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국제투자포지션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잔액에서 국내 비거주자의 국내투자 잔액을 차감한 것을 가리킨다. 2014년 876억달러의 순금융자산국으로 처음 전환한 지 1년 만에 순국제투자포지션이 126% 넘게 성장한 것이다.
순국제투자가 비약적으로 성장한 데는 대외투자 부문의 꾸준한 증가라는 긍정적 시장 동향과 함께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감소했다는 부정적 측면이 함께 작용했다. 지난해 대외투자는 전년 대비 5.4% 증가한 1조1399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외투자는 사상 최대폭을 연일 경신한 경상수지 흑자에 힘입어 증권투자와 직접투자를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비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투자는 최근 2년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외국인투자는 전년 대비 5.4% 감소한 9411억달러로 집계됐다.
2014년 이후 외국인투자가 줄어든 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과 함께 원화 절하 등의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말 달러당 원화값은 1172.5원으로 전년 말 대비 6.2% 절하됐으며 2014년 말에도 전년 말 대비 4.0% 절하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달러 기준으로 산출하는 통계 특성상 환율 등의 비거래 요인이 국내 거주자의 대외투자보다 크게 작용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외투자 중 달러화가 52.9%로 가장 많았던 데 비해 외국인투자 중에서는 원화가 64.5%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표상 대외건전성이 강화된 것은 국가신용등급 등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만 내용면에서 외국인투자 감소를 막는 것과 함께 대외투자 증가를 견고하게 만드는 것은 남은 과제로 제시된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의 대외투자에 대해 "2007년 비과세 해외 펀드 도입 당시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단기 외채가 증가하고 대규모 환차손이 발생한 점을 감안할 때 견고한 시장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의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