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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iew] ‘라디오스타’ 탁재훈, 그가 시청자에 ‘사과’하는 법
입력 2016-04-21 09:16 
[MBN스타 유지혜 기자] ‘원조 예능신(神) 탁재훈이 돌아왔다. 그것도 ‘독한 예능의 대표주자 ‘라디오스타로 말이다. 결과는? 그래, 그는 어쩔 수 없는 예능신이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는 ‘아 머리아포 특집으로 꾸며져 탁재훈, 김흥국, 이천수, B.A.P 힘찬이 출연했다.

이날 단연 관심사는 탁재훈이었다. 그는 지난 2013년 불법도박혐의로 방송활동을 잠정 중단한 뒤 최근 Mnet ‘음악의 신2로 2년4개월 만에 복귀했다. 지상파 복귀는 이번 ‘라디오스타가 처음이었다. 콩트 포맷이 있는 ‘음악의 신2와는 달리, ‘라디오스타는 토크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그의 ‘진짜 예능감을 시험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탁재훈의 ‘라디오스타 출연은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그는 담담하게, 하지만 특유의 ‘깐족거리는 말솜씨로 자숙, 가족사 등과 같은 무거운 주제를 맛깔나게 풀어놨다. 신정환의 복귀를 언급하거나 자숙 중 있었던 이야기 등 솔직해야 할 때에는 시원하게 ‘솔직했다.

사실 탁재훈의 ‘라디오스타 섭외를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일어났다. 출연정지 해제 신청까지 해가면서 탁재훈을 ‘모셔갈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들이 많았다. 얼마나 예능을 잘하는 사람이 없으면 제작자들이 이토록 탁재훈을 브라운관으로 끌고 가려하겠느냐며 자조 섞인 말들도 있었다. 마냥 그의 출연을 반기기엔 씁쓸함이 감돌았다.

하지만 탁재훈은 어쩔 수 없는 ‘예능신이었다. 확실히 재밌었다. 그동안 복귀했던 예능계 인사들이 줄줄이 성공적인 복귀를 할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가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는 거였다. 탁재훈은 이에 해당되지 않았다. 그는 본래에도 ‘오버하거나 활발하게 스튜디오를 누비는 스타일이 아니라, 깐족대면서 치고 빠지는 토크에 능했다.

원래 정적인 스타일이기 때문에 따로 몸을 사리거나 할 필요가 없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탁재훈의 모습이 더 편안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탁재훈의 ‘라디오스타 복귀를 성공적으로 도운 사람이 한 명 있었으니, 바로 김흥국이었다. 자칫 탁재훈의 이야기만 흘러나오면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희석시킨 게 김흥국의 ‘두서없는 토크였다.



김흥국은 뜬금없이 끼어들어 토크를 이어가기로 유명하다. 그는 탁재훈의 말에 스리슬쩍 끼어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어쩔 수 없이 진지하게 흘러가는 탁재훈의 토크에 김흥국이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이 토크를 탁재훈이 다시 받아치는 과정을 통해 탄탄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그 덕에 ‘복귀를 위한 사죄방송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물론 탁재훈의 ‘사과 타임도 있었다. 탁재훈은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많이 반성하고 돌아왔다. 늘 후회하고 자숙하고 있던 중에 팬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나올 수 있었다. 좋은 일 많이 하면서 열심히 일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이 순간에도 ‘라디오스타는 그의 머리에 사과 CG를 입히는 등 그의 사과가 ‘라디오스타 출연의 ‘목적처럼 보이지 않도록 노력했다.

앞서 탁재훈은 ‘음악의 신2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사과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어떻게 행동하든 욕을 들을 것이다. 내 동료들을 보면 주눅들어있더라. 복귀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예능인이라는 내 역할에 맡게 행동해야하고 그것이 시청자를 향한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결론 내렸다. 옛날처럼 하고 싶은 게 나의 솔직한 마음이다. 다시 즐겁게 해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란 바로 ‘라디오스타에서 보여줬던 모습이었다. 주눅들어있지 않고, 예능인이라는 역할에 맡게 행동하고, 시청자를 웃게 만들겠다는 약속은 지킨 셈이다. 아직도 탁재훈의 복귀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은 게 사실이지만, 그런 이들도 ‘라디오스타 속 탁재훈의 활약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라디오스타로 진정한 탁재훈의 가치가 입증됐다. 이후에는 tvN ‘SNL코리아 7 호스트 출연 등 각종 TV 출연을 줄줄이 앞두고 있다. 과연 그는 스스로 말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시청자들에 전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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