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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감히” 호랑이의 달라진 능력: 도루 저지
입력 2016-04-21 06:24 
KIA 타이거즈의 유격수 김주형(왼쪽)이 지난 1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회 도루를 시도하는 박해민을 태그아웃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삼성은 지난 20일 연장 10회 승부 끝에 KIA를 꺾고 2-1로 이겼다. 3연패 탈출. KIA는 5할 승률을 앞두고 다시 꼬꾸라졌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게 무엇인가. 8회까지 펼친 양현종(KIA)과 웹스터(삼성)의 투수전, 그리고 안지만(삼성)의 변함없는 철벽일지 모른다. 또한, 결승점이 됐던 KIA 유격수 박찬호의 뼈아픈 실책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가장 의외였고 인상 깊었던 건 따로 있다. 삼성의 도루자 2번이다. 8회 배영섭과 10회 박해민은 2루에서 아웃됐다. 배영섭은 히트 앤 런 작전의 미스이기도 했지만, KIA의 빠르고 정확한 송구에 흐름이 연거푸 끊겼다.
특히, 박해민은 지난 19일에 이어 20일에도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지난해 60개의 도루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박해민은 올해 5번을 시도해 딱 1번 성공했다. 성공률이 20%에 불과하다.
박해민의 미스 플레이보다 KIA의 수비가 좋았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KIA는 지난 15일 넥센전 이후 결정적인 순간마다 베이스를 훔치려는 주자를 잡았다. 승부처였다. 그 흐름을 KIA로 끌고 갔다.
좀 새롭다. KIA는 지난해 도루 저지율이 높은 팀이 아니었다. 29%(도루 성공 140개-실패 56개)로 10개 구단 중 9위였다. 그런데 KIA는 20일 현재 도루 저지율이 38%까지 뛰어올랐다. 1년 전과 큰 차이다. 24번 중 9번은 잡았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 7번의 도루를 저지했다.
김기태 감독은 이에 대해 투수들의 퀵모션이 빨라졌다. 전력분석원의 자료도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코치 및 선수의 노력 덕분이다”라고 밝혔다. 좀 두루뭉술한 답변이다. 그리고 선뜻 확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보다 전문가에게 문의했다. 뭐가 바뀐 것인지를.
나카무라 다케시 배터리코치는 운이 따라주기도 했지만 노력의 산물이라고 했다. 다케시 코치는 백용환은 지난해부터 ‘스로우 연습을 많이 했다. 그 효과가 서서히 경기에서 나타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용환, 이성우, 이홍구의 경쟁 체제도 서로에게 자극제를 줬다고. 또한, 매일 경기를 앞두고 포수들에게 도루 저지에 대한 주문을 빼먹지 않는다고 했다.
다케시 코치는 도루 저지가 순전히 포수의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투수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최근 연이은 도루 저지로 자신감까지 얻었다”라며 최근 도루 저지를 보면서 매우 기뻤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막으며 승리로 이어지는 과정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앞으로 이렇게 계속 좋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만드는 게 내 역할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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