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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 놓친 양현종, 에이스의 자존심 지켰다
입력 2016-04-20 20:45  | 수정 2016-04-20 20:47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이 20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양현종(KIA)의 올해 출발은 과거와 좀 달랐다. 지난 2013년 이후 3년 연속 초반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짠맛이 매우 강했다. 하지만 양현종은 올해 세 차례 선발 등판해 1패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4.12(19⅔이닝 11실점 9자책)였다. 퀄리티 스타트가 2번이었으나, 야수의 실책 및 불펜의 방화 등으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래도 실점이 많았다. 그 동안 이 시기 양현종을 상대로 1점을 뽑기도 힘들었지만, 올해는 달랐다. 공교롭게 필승 카드였던 양현종이 등판한 3경기에서 KIA는 3패를 했다. 뭔가 꼬였다.
양현종은 4번째 등판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의 빠른 공은 145km를 넘지 않았다. 140km 전후였다. 제구도 살짝 흔들렸다. 1회 1번 배영섭, 2번 김상수와 잇달아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초구의 스트라이크 비율은 25%.
그러나 양현종은 삼성전에 유난히 강했다. 지난해 삼성전에 두 차례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1.29(14이닝 2실점)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23일 차우찬과 펼친 명품 투수전서 판정승을 거두기도 했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양현종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뛰어난 운영 능력을 보였다. 침착했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 위주로 영점을 잡았다. 그리고 구속도 점점 빨라졌다. 144km까지 상승했다. 코너워크도 좋아, 이지영과 조동찬을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3회와 4회에도 선두타자 백상원을 출루시켰으나 이후 3타자를 가볍게 요리했다.
투구수 관리는 ‘A+였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100개 이상을 던졌던(1일 NC전 112구-8일 kt전 104구-14일 SK전 103구) 양현종은 이 경제적인 피칭 속에 시즌 최다 이닝(종전 8일 kt전 7이닝)을 소화했다. 이날 7회까지 투구수는 81개에 불과했다. 이닝별 최다 투구수가 1회의 19개였다. 2회부터 7회까지 12구 이하로 마무리했다.
무실점은 6회 깨졌다. 그에겐 가장 큰 위기였다. 볼넷-희생번트-적시타로 1-0의 리드를 못 지켰다. 최형우에게도 안타를 맞았다. 1사 1,2루의 역전 위기. 그러나 이승엽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 아웃카운트 2개를 한꺼번에 잡았다.
양현종은 8회마저 ‘제로로 끝냈다. 이날 배영섭에게만 3개의 볼넷을 내줬으나 절묘한 체인지업으로 히트 앤 런으로 2루를 뛰던 1루 주자를 잡았다. 그리고 낙차 큰 변화구로 구자욱을 헛스윙 삼진 처리.
총 투구수는 98구(스트라이크 63개-볼 35개). 8이닝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음에도 최고의 활약이었다. 1-1로 맞선 가운데 강판.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첫 승 기회를 놓쳤으나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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