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은 국회 의석 수만 ‘여소야대(與小野大)로 만든 게 아니었다.
여권의 예비 대권주자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낙선으로 대권 후보군도 여소야대가 됐다. 김무성 전 대표 역시 공천 파동과 총선 패배로 ‘내상이 큰 상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론이 비등하지만 임기가 끝나는 올해 연말이 지나봐야 반 총장의 출마 여부가 가시권에 들어올 전망이다.
차기 대권 후보군의 절대적 약세는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 수습이 어려운 까닭이기도 하다.
내년 대선까지 20개월이나 남아있지만 여권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이미 총선을 통해 여권으로 기울어졌던 운동장이 평평해질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됐다.
또 야권은 다양한 후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상황인 반면 여당은 경쟁구도 자체를 만들기 어려운 처지다.
더불어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정세균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당선자,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 대권 후보들이 즐비하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공동대표 ‘원톱이지만 이번 총선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사실상 일대일 구도를 만들 수 있는 파워를 확보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 내부에선 세대교체론을 내세우면서 차세대 주자를 서둘러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세웠던 40대 기수론에 빗대 ‘50대 기수론이 필요하다는 주장인 셈이다.
권역별 후보 양성론도 나온다. 영남뿐 아니라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서도 차기 주자를 적극 발굴해 새로운 얼굴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50대 후보군 역시 여소야대다. 더민주에는 차차기 대권이나 당권에 도전할 50대 인력 풀이 충분하다. 송영길 김영춘 박영선 조정식 우상호 이인영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지도부 경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반면 여권의 50대 주자로는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해 유승민 의원(무소속), 오세훈 전 시장, 김기현 울산시장 등이 제한적으로 거론된다. 40대~50대 초반으로 나경원 이혜훈 김세연 조경태 김용태 황영철 의원 등이 있지만 파괴력이 아직은 약해 보인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에 후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차기 주자가 될 수 있는 인력 풀을 최대한 키워야 한다”며 40대, 50대가 6월 전당대회에 적극 출마해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기문 총장만 바라보다가 정권 재창출은 물건너간다”며 지자체장뿐 아니라 오세훈 전 시장 등 예비 후보군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세대교체론은 여야 상호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만약 반기문 총장이나 김무성 전 대표가 여당 후보가 될 경우 야권이 젊은 후보를 내세워 세대 대결에 나설 수 있다. 역으로 여당이 50대 후보를 내세울 경우에도 ‘맞불 카드가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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