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차기 주한미군사령관 ‘한국 핵무장 검토 가능성’ 발언 속내는?
입력 2016-04-20 16:25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가 미국이 핵우산 제공을 중단하면 한국이 핵무장을 검토할 수 있을것”이라고 발언,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는 한국 자체 핵무장 필요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미국이 핵우산을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수사로 볼 수 있다.
브룩스 지명자의 한국 핵무장 발언은 19일(현지시간)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존 매케인 군사위원회 위원장이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한·일 핵무장 용인 발언을 반박하기 위해 브룩스 지명자로부터 답변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매케인 위원장이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인가”라고 재차 질문한 것도 브룩스 지명자로부터 한국 핵무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답변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브룩스 지명자는 핵위협 자체가 사라지면 핵우산이든 핵무장이든 필요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상당부분을 한국이 부담하고 있다는 증언과 함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고 밝힌 것도 트럼프의 근거없는 ‘막말을 반박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하지만 트럼프 발언을 반박하는 것과 별도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브룩스 지명자는 김정은 제1비서에 대해 아버지 김정일보다 더 많이 위험을 감수하고 오만하며 충동적”이라고 평가하고 핵 프로그램을 보란듯이 강화하고 국제적 우려를 아랑곳하지 않고 무시하는 성향에서 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브룩스 지명자는김정은 정권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과 김정은 정권이 가고 있는 방향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의 지속적인 핵과 미사일 개발 시도와 관련해 사드 한반도 배치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하고 중국을 설득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알지만 중국과의 소통을 통해 중국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제5차 핵실험 강행 조짐과 관련해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한·미·일 3국이 방어적 성격의 조치(defense related measures)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B52폭격기를 띄우는 등 무력시위를 강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러셀 차관보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북한 해외 노동자들의 본국으로의 달러 송금을 옥죄는 새로운 제재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러셀 차관보는 약을 처방하는 것처럼 제재 효과가 필요한 수준에 못 미치면 투여량을 늘릴 수 있다”며 새제재 조치는 더욱 강력할 것임을 예고했다. 북한전문 사이트 38노스는 위성사진을 통해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에서 차량용 트레일러 등이 포착된 것을 근거로 북한 핵실험 준비가 진행중이며 전격적으로 단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시 어니스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북한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태용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 앤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0일 ‘보다 강력한 대북제재를 지속해 나간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대화재개 가능성보다 현재의 강경 기조를 확인한 것이다. 양국은 두 인사를 수석대표로 한 북한 관련 제2차 고위급 전략협의를 이날 서울서 개최했다. 지난 2월 미국서 열린 1차 회의 이후 2개월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협의에서 양국은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제재·압박 이행을 포함해 북한 문제 관련 공조강화 방안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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