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음악시장도 변화했다.
LP, 테이프에서 디지털 기술로 완성된 CD, 그리고 이젠 음원으로 음악을 듣는 시장이 됐다. 발전은 됐지만 부작용도 생겼다. 이제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프로그램을 만질 수 있다 보니 최고급 장비로 구성됐던 스튜디오들이 사라지게 됐고 사운드 엔지니어들의 역할도 작아졌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서 만들어진 팀이 있다. 바로 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한 현직 엔지니어 6명으로 구성된 팀 엔지니어스(이동희, 김갑수, 국윤성, 김일호, 이건호, 정택주)다. 이단옆차기, 스윗튠 등 작곡팀은 많이 봤더도 엔지니어 팀은 생소하다. 팀 엔지니어와 직접 만나 사운드 엔지니어의 세계에 대해 알아봤다.
◇ 다들 업계에서 오래 활동을 해왔고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멤버도 있는데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있나?(국윤성, 김일호 엔지니어는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 공유의 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원래부터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믹스라는 작업이 개인이 가진 노하우로 하는 경우가 많다. 영업 비밀 같은 건데 옛날엔 그런 노하우를 직속 후배가 아니면 알려주지 않았다.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고 굉장히 폐쇄적이었다. 엔지니어들도 각자 잘 맞고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데 요즘엔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그래서 저희끼리 작업하면서 쉐어링을 하는데 그렇게 하면서 퀄리티가 좋아졌다. 서로 경쟁상대 인데도 도와줬다. 거기서부터 일을 같이 해보자는 시작이 됐다.(이동희)
처음엔 혼자 하던 작업을 같이 하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친목으로 시작하다가 공유하는 것도 많아지고 대화도 하면서 친밀도가 높아졌다. 시장을 누군가 독점을 하면 폐해가 된다. 저희는 누구 하나가 아니라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생각을 했다. 서로 보완해서 새로운 좋은 것이 나오기도 하고. 물론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더해지다 보니 산으로 갈 수도 있다. 근데 대화가 되고 서로 이해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런 부분이 줄어들었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실수를 보완하게 되더라.”(국윤성)
◇ 팀으로 하고 가장 먼저 한 작업은?
"제일 처음한 게 그루라는 인디밴드 음반을 작업했다. 그리고 베일, 뮤지컬 ‘베르테르, 드라마 ‘무림학교 OST도 함꼐 작업했다.(김갑수)
그루 음반을 작업하면서 확실하게 뭉치게 됐다. 진짜 싸우기도 하고. 혼자서 다른 일을 많이 하다 보니 내가 틀렸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근데 발전을 하려면 내가 부족하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사실 팀 엔지니어스가 생긴 지 얼마 안됐는데 이렇게 일을 맡기는 경우는 드물다.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인데 팀으로 양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좋은 작업을 위해서 혼자 먹을 수 있는 걸 나눈 셈이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이고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이동희)
◇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저희 내부에선 모든 멤버가 모든 작업을 다 할 수 있다. 누군 레코딩, 누군 믹스, 마스터링 나눠져 있는 게 아니다. 다 할 줄 알기 때문에 편하다. 사실 녹음을 잘못해오면 믹스를 하기 진짜 힘들다. 그런데 팀으로 하다 보니 녹음이 잘못돼서 일을 힘들게 만들지 않는다.(국윤성)
멤버들 모두 믹스를 하는데 냉정하게 이야기를 하면 잘 아는 사람이 가장 잘 한다. 그 사람이 담당을 맡는 게 제일 편한 것 같다. 대신 팀원들이 쉐어링을 하고 피드백 회의는 한다. 믹스를 하는 사람이 마스터링까지 맡기도 한다.”(이동희)
다들 특화된 장르가 있다. 전 어반 알앤비 소울 장르쪽 일을 많이 했고 동희형은 발라드, 윤성인 여자 보컬 노래를 많이 했다. 근데 한국은 장르에 특화된 사람보단 모든 걸 다 잘하는 걸 좋아한다.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존재하기 힘든데 모든 걸 잘하길 바란다. 슬픈 현실이다.”(김갑수)
◇ 개인으로 할 때보다 팀으로 작업을 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시너지가 크다. 요즘 음악신에서 요구하는 게 창의성인데 그런 부분이 강조될 수 있다. 사람 수가 많으니 선택적으로 취합해서 내꺼로 상응할 수 있다. 결합을 시키다가 보면 좀 더 생각하지 못한 방향이 나온다. 그런 부분에서 나의 창의성을 일깨워주는 부분이 있다.(국윤성)
이 친구들이 저보단 많이 젊다. 그러다 보니 음악 저변이 다르다. 가수가 요청을 했는데 안 맞는 사운드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 문제에 봉착했을 때 저희는 표본이 많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선택해 줄 수 있다. 6명의 전문가가 고민을 해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 우리나라는 빨리 작업하는 걸 중시한다. 특히 OST 작업은 촉박하게 흘러가는데 6명이서 작업을 하다 보니 빠르게 완성할 수 있다. 비즈니스적으로도 혼자 할 때 지불하는 돈과 팀으로 할 때가 같으니 이득이다.”(이동희)
◇ 아직 사운드 엔지니어라는 직업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음원으로만 음악을 듣다 보니 엔지니어는 물론 세션들도 크레딧에 올라가지 않는다. 엔지니어는 누구든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비즈니스 측면으로도 홍보하지 못한다. 그게 악순환이 되고 있다. 노출이 안되다 보니 사람들이 그게 중요한 지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운드 엔지니어도 대중적 인지도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우리가 유명해야 된다기 보단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국윤성)
tvN 또 오해영‘이라는 드라마에서 에릭이 맡은 역이 엔지니어라고 하더라. 그렇게 해서라도 이 직업군이 드러났으면 좋겠다. 사운드 엔지니어는 대중들에게 드러날 수 없는 직업이다. 편곡자도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알게 됐다. 100번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그렇게 노출되는 것이 낫다. 음악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음원 하나에 1000원인걸 비싸게 느끼지 않을 거다. 모든 콘텐츠 중에서 음악이 제일 싸다. 그걸 이해한다면 음악에 돈을 주는 것에 대해 돈 아깝다는 생각을 안 하지 않을까. 그 과정을 몰라서 돈을 주는 것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저희 뿐만 아니라 음반 사업에서 숨어있는 일이 많은데 조금 더 알려져 음원 가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이동희)
◇ 지금 환경에서 개선되어야 하는 점은?
"음악신이 어렵다 보니까 다들 제작비를 줄인다. 그러다 보니 음악적 퀄리티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저희 후배 엔지니어나 세션들도 적어졌다. 이렇게 된다면 음악사업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이 직업군 자체가 없어지진 않겠지만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해줄 사람은 필요한 것 같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LP, 테이프에서 디지털 기술로 완성된 CD, 그리고 이젠 음원으로 음악을 듣는 시장이 됐다. 발전은 됐지만 부작용도 생겼다. 이제 컴퓨터나 핸드폰으로 프로그램을 만질 수 있다 보니 최고급 장비로 구성됐던 스튜디오들이 사라지게 됐고 사운드 엔지니어들의 역할도 작아졌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서 만들어진 팀이 있다. 바로 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한 현직 엔지니어 6명으로 구성된 팀 엔지니어스(이동희, 김갑수, 국윤성, 김일호, 이건호, 정택주)다. 이단옆차기, 스윗튠 등 작곡팀은 많이 봤더도 엔지니어 팀은 생소하다. 팀 엔지니어와 직접 만나 사운드 엔지니어의 세계에 대해 알아봤다.
◇ 다들 업계에서 오래 활동을 해왔고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멤버도 있는데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있나?(국윤성, 김일호 엔지니어는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 공유의 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원래부터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다. 믹스라는 작업이 개인이 가진 노하우로 하는 경우가 많다. 영업 비밀 같은 건데 옛날엔 그런 노하우를 직속 후배가 아니면 알려주지 않았다. 알고 싶어도 알 수 없고 굉장히 폐쇄적이었다. 엔지니어들도 각자 잘 맞고 좋아하는 장르가 있는데 요즘엔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그래서 저희끼리 작업하면서 쉐어링을 하는데 그렇게 하면서 퀄리티가 좋아졌다. 서로 경쟁상대 인데도 도와줬다. 거기서부터 일을 같이 해보자는 시작이 됐다.(이동희)
처음엔 혼자 하던 작업을 같이 하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친목으로 시작하다가 공유하는 것도 많아지고 대화도 하면서 친밀도가 높아졌다. 시장을 누군가 독점을 하면 폐해가 된다. 저희는 누구 하나가 아니라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생각을 했다. 서로 보완해서 새로운 좋은 것이 나오기도 하고. 물론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더해지다 보니 산으로 갈 수도 있다. 근데 대화가 되고 서로 이해를 하기 시작하면서 그런 부분이 줄어들었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실수를 보완하게 되더라.”(국윤성)
◇ 팀으로 하고 가장 먼저 한 작업은?
"제일 처음한 게 그루라는 인디밴드 음반을 작업했다. 그리고 베일, 뮤지컬 ‘베르테르, 드라마 ‘무림학교 OST도 함꼐 작업했다.(김갑수)
그루 음반을 작업하면서 확실하게 뭉치게 됐다. 진짜 싸우기도 하고. 혼자서 다른 일을 많이 하다 보니 내가 틀렸다는 걸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다. 근데 발전을 하려면 내가 부족하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사실 팀 엔지니어스가 생긴 지 얼마 안됐는데 이렇게 일을 맡기는 경우는 드물다.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인데 팀으로 양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좋은 작업을 위해서 혼자 먹을 수 있는 걸 나눈 셈이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이고 고마운 일이기도 하다.”(이동희)
◇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저희 내부에선 모든 멤버가 모든 작업을 다 할 수 있다. 누군 레코딩, 누군 믹스, 마스터링 나눠져 있는 게 아니다. 다 할 줄 알기 때문에 편하다. 사실 녹음을 잘못해오면 믹스를 하기 진짜 힘들다. 그런데 팀으로 하다 보니 녹음이 잘못돼서 일을 힘들게 만들지 않는다.(국윤성)
멤버들 모두 믹스를 하는데 냉정하게 이야기를 하면 잘 아는 사람이 가장 잘 한다. 그 사람이 담당을 맡는 게 제일 편한 것 같다. 대신 팀원들이 쉐어링을 하고 피드백 회의는 한다. 믹스를 하는 사람이 마스터링까지 맡기도 한다.”(이동희)
다들 특화된 장르가 있다. 전 어반 알앤비 소울 장르쪽 일을 많이 했고 동희형은 발라드, 윤성인 여자 보컬 노래를 많이 했다. 근데 한국은 장르에 특화된 사람보단 모든 걸 다 잘하는 걸 좋아한다.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존재하기 힘든데 모든 걸 잘하길 바란다. 슬픈 현실이다.”(김갑수)
◇ 개인으로 할 때보다 팀으로 작업을 했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시너지가 크다. 요즘 음악신에서 요구하는 게 창의성인데 그런 부분이 강조될 수 있다. 사람 수가 많으니 선택적으로 취합해서 내꺼로 상응할 수 있다. 결합을 시키다가 보면 좀 더 생각하지 못한 방향이 나온다. 그런 부분에서 나의 창의성을 일깨워주는 부분이 있다.(국윤성)
이 친구들이 저보단 많이 젊다. 그러다 보니 음악 저변이 다르다. 가수가 요청을 했는데 안 맞는 사운드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 문제에 봉착했을 때 저희는 표본이 많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선택해 줄 수 있다. 6명의 전문가가 고민을 해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또 우리나라는 빨리 작업하는 걸 중시한다. 특히 OST 작업은 촉박하게 흘러가는데 6명이서 작업을 하다 보니 빠르게 완성할 수 있다. 비즈니스적으로도 혼자 할 때 지불하는 돈과 팀으로 할 때가 같으니 이득이다.”(이동희)
◇ 아직 사운드 엔지니어라는 직업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음원으로만 음악을 듣다 보니 엔지니어는 물론 세션들도 크레딧에 올라가지 않는다. 엔지니어는 누구든 유명하지 않기 때문에 비즈니스 측면으로도 홍보하지 못한다. 그게 악순환이 되고 있다. 노출이 안되다 보니 사람들이 그게 중요한 지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 사운드 엔지니어도 대중적 인지도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우리가 유명해야 된다기 보단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국윤성)
tvN 또 오해영‘이라는 드라마에서 에릭이 맡은 역이 엔지니어라고 하더라. 그렇게 해서라도 이 직업군이 드러났으면 좋겠다. 사운드 엔지니어는 대중들에게 드러날 수 없는 직업이다. 편곡자도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알게 됐다. 100번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그렇게 노출되는 것이 낫다. 음악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음원 하나에 1000원인걸 비싸게 느끼지 않을 거다. 모든 콘텐츠 중에서 음악이 제일 싸다. 그걸 이해한다면 음악에 돈을 주는 것에 대해 돈 아깝다는 생각을 안 하지 않을까. 그 과정을 몰라서 돈을 주는 것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저희 뿐만 아니라 음반 사업에서 숨어있는 일이 많은데 조금 더 알려져 음원 가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이동희)
◇ 지금 환경에서 개선되어야 하는 점은?
"음악신이 어렵다 보니까 다들 제작비를 줄인다. 그러다 보니 음악적 퀄리티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저희 후배 엔지니어나 세션들도 적어졌다. 이렇게 된다면 음악사업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이 직업군 자체가 없어지진 않겠지만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해줄 사람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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