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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사운드엔지니어’③] 저작권부터 홈레코딩까지…설 자리가 사라진다
입력 2016-04-20 14:45 
사진=토니 마세라티와 작업한 술탄오브더디스코, 붕가붕가레코드 제공
[MBN스타 남우정 기자] 국내에서 사운드 엔지니어라는 직업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선 음악 사업에 빼놓을 수 없는 직업군이다. 당연히 국내외의 편차가 심할 수밖에 없다.

제이슨 므라즈, 비욘세 등과 작업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로듀서 겸 엔지니어 토니 마세라티는 국내에서도 알려진 사운드 엔지니어다. 조용필의 ‘헬로(Hello)나 소녀시대 ‘더 보이즈(The boys), 이승철, 에디킴 등 국내 가수들과도 작업을 진행했다. 토니 마세라티의 믹싱 비용은 약 6000불 정도로 알려졌다.

해외 유명 엔지니어와 작업하는 가격은 부르는게 값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엔지니어와의 다리를 놔주는 중계 회사가 있기 때문에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 유명 엔지니어인 만큼 작업 결과물도 효과적이었을까.

지난해 술탄오브더디스코는 토니 마세라티과 작업을 해 화제를 모았다. 직접 그의 스튜디오까지 찾아가 녹음을 마쳤고 ‘SQ'라는 곡을 내놓았다. 술탄오브더디스코 소속사의 고건혁 대표는 그 전까진 작사, 작곡부터 레코딩까지 멤버들이 직접 했다. 자체 스튜디오가 있었다. 기존 작업과 아주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작업 방식에 대해 배웠다. 굉장히 분업화 되어 있더라. 토니마세라티가 있고 편곡을 맡은 사람이 있고 콘솔, 스크립터를 맡은 사람이 다 따로 있는데 팀워크가 돋보였다. 5명이서 효율적으로 하다 보니 빠른 시간에 작업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조건 해외 유명 엔지니어를 쫒기 보단 가수의 노래 스타일과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해외 엔지니어가 기술적으로 뛰어날 순 있어도 한국적 정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일례로 어떤 가수는 미국의 유명 엔지니어에게 믹싱을 해왔지만 국내에 돌아와 앨범을 다 뒤집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사운드 엔지니어에 대한 저작권은 없다. 엔지니어 겸 프로듀서를 맡아 인접 저작권을 가지는 경우는 있지만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이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라면 해외와 국내의 인권비일 것이다.

이동희 엔지니어는 사단 법인으로 엔지니어협회가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론 어렵다. 사운드 엔지니어를 연주자로 인정 받길 바라고 있지만 힘들 걸로 본다. 해외에도 저작권이 없지만 대신 인권비가 비싸다. 반면 국내에선 인권비를 최하로 본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가격이 책정이 안 된다. 엔지니어들의 인권비가 높아져야 하는 이유는 저작권에 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음악시장의 변화로 인해 사운드 엔지니어의 설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데에는 홈레코딩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최근엔 인디 뮤지션들 대부분이 전문 스튜디오가 아닌 홈레코딩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전문 장비가 없인 좋은 소리가 나올 수 없다. 마이크만 하더라도 가격에 따라서 담기는 소리가 달라진다. 엔지니어들은 일이 사라지는 것도 문제지만 음악시장의 하향 평준화를 걱정했다.

김갑수 엔지니어는 홈레코딩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다만 본인들이 한 결과물이 잘 된 것인지는 알 필요는 있다. 음악은 잘해도 레코딩은 아마추어인 친구들이 많은데 자기끼리 하다 보면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다. 서로 팁을 줘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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