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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태후` 김원석 작가, 흥행과 논란에 답하다
입력 2016-04-20 08:34  | 수정 2016-04-20 08:3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태양의 후예'를 공동 집필한 김원석 작가가 작품을 떠나보내는 아쉬움 속에서도 작품의 기획 의도와 논란에 답했다.
특전사 대위 유시진(송중기 분)과 의사 강모연(송혜교)의 신념을 넘어서는 사랑을 그린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막을 내렸다. 지난 14일 마지막 방송은 38.8%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하 동일)을 달성했다. 중국 아이치이에서 '태양의 후예' 누적 조회수는 100억뷰를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부진했던 KBS 드라마가 '태양의 후예' 덕분에 모처럼 웃을 수 있었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등 로맨스 드라마를 써온 김은숙 작가와 함께 '태양의 후예'를 집필한 김원석 작가의 이름은 낯설었다. 그러나 그는 '친구, 우리들의 전설'을 연출했고, '여왕의 교실' 극본을 쓴 작가였다. '태양의 후예' 기본 틀을 닦은 것도 김원석 작가였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원석 작가는 수더분한 웃음을 지으면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제작진이 생각했던 것보다 '태양의 후예'를 더 좋아해 주셨다. 소리 지를 정도로 정말 행복했다"며 "한편으로는 죄송한 점도 있었다. 시원섭섭하다라는 얘기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감정이다.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김원석 작가는 미리 준비해온 답변을 꼼꼼히 참고하면서도 PPL(간접광고) 등 난처한 질문에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말을 이어갔다.
다음은 김원석 작가와의 일문일답.

-'태양의 후예'가 종영했다.
"사전 제작이기도 했고, 나름대로 대본을 완성도 있게 뽑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많이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다. 감사하게도 배우와 스태프들 덕분에 작품이 더 잘 나왔다."
-작품에 대한 아쉬운 부분은 있는가.
"시청자분들께서 작품 마지막 부분을 아쉬워하셨던 것을 알고 있다. 한정된 시간에 이야기를 끝나려다 보니 열심히 쓰긴 했지만, 반성은 하고 있다. 인물의 감정선에 충실하지 못했던 것은 아쉬웠다. 아주 큰 사랑을 주셨지만, 아쉬운 것이 많았다. 다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김은숙 작가와 함께 '태양의 후예'를 집필했다.
"김은숙 작가와 공동 집필한 '태양의 후예'는 김은숙 작가가 유시진이 돼 얘기한 적도 있었고, 제가 강모연으로 사랑을 고백할 때도 있었다. 재난 현장과 관련한 장면은 제가 쓴 것이 많았다. 멜로나 인물들의 감정, 설정 등은 김은숙 작가의 노하우와 실력이 드러난 부분이다. 구성안 회의를 치열하게 했다.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은 가운데 김은숙 작가가 마무리하면 '마법이 일어났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마법 같은 신들이 나오는 것이 신기했다."
-김은숙 작가와 의견 충돌은 없었는가.
"재난과 관련한 부분, 전염병이 도는 상황 등은 원작에서 있던 것을 끌고 왔다. 재난 속에서 각자 자신의 일을 하는 군인과 의사의 모습을 그리자는 것이 콘셉트였다. 대본을 쓰는 과정에서 각 장면들이 많이 달라졌다. 김은숙 작가와 의견이 달랐다면, 지금까지 대본을 쓰고 있었을 것이다. 공동 작업을 하면서 저는 김은숙 작가를 존경했고, 김은숙 작가는 저를 존중해줬다."
-공동 작업으로 원작이 수정돼 아쉬운 마음도 있을 듯하다.
"원작은 원작이다. '태양의 후예'는 다른 드라마로 탄생한 것이다. 이 작품의 공동 작가이기도 하기에 '태양의 후예'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좋아진 점이 많아졌다. 어떤 상황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어떤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시청자에게 울림을 전한 것 같다."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와 작업은 어땠나.
"송중기는 생각도 깊고, 캐릭터에 대해 진심으로 느낄 줄 안다. 군인으로서의 본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잘 표현해줬다. 작가로서는 굉장히 고마웠다. 잘생기게 태어난 준 것도 고맙다. 송중기 부모님에게 감사하다. 송혜교는 촬영하면서 연기를 잘한다고 느꼈다. 울다가 농담을 던지고 받는 강모연의 개그와 감정 신에서 꺾는 포인트를 잘 잡고 표현했다. 진구는 서대영이라는 사내의 진심을 잘 표현했다. 굉장히 멋있었다. 김지원은 윤명주를 만나 정말 잘해냈다. 연기를 잘하는 선배와 만나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유시진 강모연 서대영과 붙었을 때도 윤명주의 캐릭터를 잘 가지고 가면서 앙상블을 만들었다."
-'태양의 후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을 것 같다.
"'태양의 후예' 모든 장면을 쓸 때마다 신경을 썼다. 2부에서 유시진과 강모연이 헤어지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이 장면에 대해 김은숙 작가와 회의를 많이 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면서 어른스러운 이별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송중기 송혜교가 잘 소화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진심이 느껴지도록 연기했다."
-후반부에서는 유시진이 불사조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더 유심히 살피고, 인물 관계를 더 세심하게 다뤘어야 했다."
-잦은 PPL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이 원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을 때, 김은숙 작가를 비롯한 작가와 송중기 등 배우가 차지하는 부분, 촬영 홍보 등의 부분이 있다. PPL도 그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드라마'라는 동그란 원이 만드는 것에 필수 불가결한 부분이다. 드라마에 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시청자들이 보는 입장도 생각했다. 그러나 보는 분들이 불편했다면, 작가들이 더 잘 쓰고 신경 썼어야 했다고 본다."
-'태양의 후예'에서 애국심을 강조한다는 말도 나왔다.
"저도 군대를 다녀왔다. 육군 병장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군대에 대한 느낌이 다르다. 인구의 절반이 군 복무했고, 가족들도 군대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군인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특전사 출신 친구를 취재하면서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말에 캐릭터에 대한 실마리가 풀렸다.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명예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진짜 군인을 유시진에 담을 수 있다고 봤다. 재난 상황에서 '국가는 어때야 하는가'와 '군인의 명예'를 전하고 싶었다. 책임지는 사람들을 다뤄보고 싶었다. '정말 명예로운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고민 속에서 군인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시즌2 제작 계획도 있는가.
"'태양의 후예' 시즌2 생각은 없다. 할 이야기는 다했다. 유시진 대위는 강모연과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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