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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의 롯데, 더 쉽게 이길 수 없을까
입력 2016-04-20 06:46 
롯데 자이언츠가 10회말 강민호의 끝내기 볼넷으로 승리했다.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0회말 2사 만루 강민호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롯데 선수들이 기뻐하며 그라운드로 뛰쳐 나오고 있다. 사진(부산)=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근성의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가 연장혈투 끝에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뭔가 개운하지 못한 승리다.
롯데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올 시즌 팀 간 첫 맞대결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올해 7회까지 뒤진 경기를 처음으로 뒤집는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이로써 다시 연승 행진을 달리며 8승7패로 승률 5할 고지를 넘어섰다.
이날 롯데는 선발로 나선 에이스 조시 린드블럼이 그 동안의 부진을 씻는 위력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비록 노디시전이었지만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 경기에 앞서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89로 에이스답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던 린드블럼은 지난 경기 부진이 일시적이었음을 증명했다.
타선도 5안타를 때리고 4점을 얻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효율적인 야구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 4사구가 9개나 됐다. 한화 선발 심수창의 호투에 5회까지 노히트로 끌려 다니긴 했지만, 이후 점수를 내는 과정에서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물론 상대 호수비(이용규가 만든 두 번의 슈퍼캐치)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한 장면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타선의 연결도 좋지 않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근 롯데 경기를 보면 타격감이 일정치 않다. 5점 이상 내는 경기나 1~2점 내는 경기를 봐도 비슷하다. 5점 이상 내는 경기도 초반보다 후반에 타선이 뒤늦게 터는 경향이 짙다.
그나마 9회 2-3에서 3-3으로 동점을 만드는 과정은 강민호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선두타자로 나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고, 박종윤의 희생번트로 3루에 안착했다. 정훈희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며 역전에 발판을 놨다. 근성의 롯데라고 부를 만하다.
하지만 10회말 끝내기 과정은 운이 따랐다. 바뀐 투수 박정진을 상대로 손아섭의 3루타가 터져고, 한화의 만루 작전으로 인해 두 타자가 연속 고의4구로 빈 베이스를 채웠다. 그러나 롯데는 바뀐 투수 송창식을 상대로 김주현이 중견수 플라이, 황재균이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자칫 무사 만루 찬스를 득점 없이 날릴 수 있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다행히 강민호의 타석 때 스트레이트볼넷으로 밀어내기 끝내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상대가 도와준 승리라고 볼 수 있다.
포기하지 않는 근성은 좋다. 패한 경기 중에서도 후반에 쫓아가다가 승부를 뒤집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 처음으로 거둔 극적인 역전승의 쾌감도 좋다, 하지만, 그 동안의 과정을 보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인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 129 경기가 남았다. 시원하게 이기는 장면은 기다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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