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5년전 아픔 잊은 아르헨티나의 국채 시장 복귀
입력 2016-04-19 17:10 

지난 2001년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국제금융시장을 떠났던 아르헨티나가 15년만에 국채 발행에 성공하며 시장에 복귀했다. 아르헨티나 국채에 전세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탄핵 정국으로 어수선한 브라질을 대신해 남미 경제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가 계획한 150억달러(약 17조1360억원) 규모 국채 입찰에 650억달러(74조2560억원)가 넘는 주문이 몰렸다. 당초 발행물량의 4배가 넘는 주문량이다. 이번 국채 발행은 1996년 멕시코가 160억달러 국채를 발행한 이래 20년만에 신흥국 국채발행중 가장 큰 규모다. 아르헨티나 국채는 3년, 5년, 10년, 30년 만기로 6.6~8.75% 금리가 책정돼있다.
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 국채 투자에 나선 것은 수익률 면에선 크게 매력적이지 않지만 작년말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 당선후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한 신뢰가 부쩍 높아진 탓이다.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는 최근 아르헨티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Caa1에서 ‘B3로 올렸다. 존 바우어 투자은행 매니저는 아르헨티나의 국채 발행 성공은 경제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단계”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크리 대통령의 구조조정 의지 표명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과도한 국가채무가 경기 개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취임후 디폴트 문제 해소에 전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번 국채 발행 물량중 대부분이 채무상환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실제 경제회복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채 가운데 116억8000만달러(약 13조6000억원)를 채무 상환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재정적자 해소에 투입할 예정이다. 자칫 국채 발행이 재투자가 아닌 ‘빚 돌려막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장원주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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