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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지의 번안 매치] No. 13 안다성 ‘채리 핑크 맘보’
입력 2016-04-19 14:51 
사진=트로트코리아
‘이용지의 번안 매치는 섹션에서는 한국 대중가요사에 존재하는 번안곡들을 원곡과 비교해서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카리브해의 나른함을 실어 나르는 맘보(Mambo). 흥겨움을 간직한 댄스 장르이지만 맘보에는 묘한 슬픔의 감성이 자리한다. 브라스가 강하게 뱉어내는 남성미 넘치는 사운드에도 불구 따뜻하고 평온하다. 바다 바람에 냉기와 온기가 뒤섞여 불어오는 듯한 절묘함은 맘보라는 제3세계의 음악이 전 세계를 호령케 했다.

1950년대를 전성기로하는 맘보의 창시자는 페레즈 프라도(Peres Prado). 쿠바 태생의 뮤지션으로 피아노 연주자, 지휘자, 작편곡자로 활동했다. 1940년대 초반 미국의 모던 재즈에 쿠바 리듬을 가미하여 맘보를 탄생시켰고, 1940년대 후반부터는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Mambo N.5', 'Mambo N.8', 'Guantanamera', 'Patricia' 등 그의 많은 맘보곡들이 히트하며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의 많은 히트곡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곡으로 Cherry Pink And Apple Blossom White'를 꼽을 수 있다. 페레즈 프라도가 1955년 맘보 연주곡으로 발표해 무려 10주 동안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했던 이 곡은 샹송이 원곡이다. ‘La Vien Rose(장밋빛 인생)'의 작곡가로 유명한 피에르 루이기(Pierre Louiguy)가 곡을 썼으며, 'Cerisiers Roses et Pommiers Blancs(장밋빛 벚나무와 하얀 사과나무)‘라는 제목으로 1950년 발표되었다. 샹송 스타 앙드레 클라보(Andre Claveau)가 불러 히트한 이 곡은 1951년 미국으로 넘어와 영어곡으로 리메이크되었으며, 긴 제목 대신 ‘Cerezo Rosa', 'Ciliegi Rosa', 'Gummy Mambo' 등 여러 제목으로 불리기도 했다. 1955년 영화 Underwater(해저의 황금)” 주제가로 사용되며 인기가 이어졌고, 이후에도 여러 나라, 여러 뮤지션들이 이 곡을 리메이크해 인기를 얻었다.

이 곡의 멜로디가 사랑 받은 세계 곳곳의 나라 중 대한민국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안다성 때문이다. 안다성은 ‘채리 핑크 맘보라는 제목으로 이 곡을 번안해 히트시켰다. ‘능금꽃이 필 적에 귀여운 손목을 잡고 첫사랑 속삭이던 그대는 어데 갔나라는 한국어 가사가 붙었으며, 곡은 페레즈 프라도 버전의 맘보 사운드가 그대로 재연되었다. 1950년대 국내 뮤지션들의 연주력이 상당했음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곡이다.

1956년 드라마 주제곡인 ‘청실홍실을 빅히트시키며 톱스타 반열에 오른 안다성에게는 ‘국내 학사가수 1호라는 독특한 수식어가 붙어있다. 경희대 영문학과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취업 대신 가수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놀러간 카바레에서 노래를 부르다 KBS 전속가수로 발탁 된 그는 해외 곡들을 국내 대중에게 소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곡 외에도 아르헨티나의 탱고 고전 ‘La Cumparsita를 ‘라쿰파루시타라는 제목으로 불러 히트시켰으며, 20곡이 넘는 탱고 곡들을 발표하며 ‘탱고의 왕이라는 수식어를 달기도 했다.

1930년생으로 80대 후반의 나이인 안다성은 최근까지도 가요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며 여전히 현역 가수로서의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제휴사:트로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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