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거금만 3조원’ 레이언스, 상장 후 주가 “신통치 않네”
입력 2016-04-19 14:22 

청약 증거금으로 무려 3조3000억원을 끌어모은 레이언스가 코스닥 상장 후 좀처럼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공모 청약에서 인기를 끌면 상장 후 주가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회사는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레이언스의 주가 부진이 펀더멘털에 기반한 등락이 아니라 수급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19일 레이언스는 전일 대비 2% 가량의 상승세를 보이며 2만2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공모가 2만5000원까지는 갈길이 멀다.
레이언스의 주가는 상장 첫날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상장 첫날인 지난 11일 공모가를 밑도는 2만38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3% 가량 하락했고, 이후 4거래일 연속 2~3% 안팎의 등락을 보이며 2만1000원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레이언스는 지난 2007년 치과용 의료장비 업체 바텍의 엑스레이(X-Ray) 사업본부로 시작해 2011년 5월 물적분할로 설립된 기업이다. 현재 엑스레이 장비의 촬영물을 디지털 영상정보로 바꿔주는 핵심부품 ‘디텍터를 생산·판매하고 있고, 인트라오랄센서(Intra Oral Sensor)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양호한 기술력에도 주가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기관의 ‘매도 공세가 꼽힌다. 지난해 공모주가 인기를 끌면서 기관이 주가 상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이같은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사라진 것이다. 특히 레이언스의 상장 첫날인 11일 기관은 39만7324주(94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냈고 그 이후로도 줄곧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선 레이언스의 공모가가 펀더멘털 대비 높게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레이언스는 희망 공모가 최상단에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시선은 다르다. 현 주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동종업체 대비 부합하는 수준을 보이고 있고,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는 여전히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펀더멘털이나 공모가가 아닌 수급 자체가 문제라는 결론이 나온다. 벤처캐피탈(VC)의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
지난해 말 기준 레이언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VC 물량은 약 6.5%다. 이번 상장 주식수 가운데 보호예수 물량인 65.2%를 제외하면 이는 주가 흐름에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레이언스 관계자는 VC 물량 출회로 주가가 다소 밀리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VC들이 어느정도 물량을 내놨는 지 현재로서는 파악할 수 없지만,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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