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실 물이 없어요"…日구마모토 대규모 단수로 2차 피해 우려
입력 2016-04-16 17:58 
피난소인 마을회관/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과 16일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을 강타한 두 차례 강진으로 32명이 사망하고 2천명 이상 다친 가운데 이 지역에 대규모 단수와 단전이 이어지면서 이재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16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구마모토현을 중심으로 약 41만 가구에 상수도 공급이 차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마모토 현에서만 40만7천 가구가 단수 피해를 봤고 인근 미야자키(宮崎) 현과 나가사키(長崎) 현에서도 2천600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겼습니다.

언제 상수도가 복구될 지 전망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일부 가구는 단수는 되지 않더라도 이물질이 섞인 탁한 물이 나와 마실 물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마이니치는 전했습니다.


지진으로 전신주가 무너지거나 전선이 끊긴 영향으로 정전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구마모토와 미야자키, 오이타(大分) 등 3개 현에서 모두 20만3천700여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특히 구마모토 현에서는 전체 가구의 18%에 해당하는 19만7천200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가스 누출로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가스 공급 회사인 세이부(西部)가스는 지난 14일 이후 주택 파손 등에 대비한 안전 대책으로 구마모토현 일대 10만5천 가구에 대해 가스 공급을 차단한 상태입니다.

이처럼 기본 생활에 필요한 상수도와 전기, 가스 공급이 끊어지면서 구마모토현 일대 지진 피해 주민들은 당장 마실 물조차 부족한 처지입니다.

지진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인 구마모토시 외곽 마시키마치(益城町)에서는 15일 오전 긴급 구호 식량이 도착했으나 이내 동났습니다.

마시키마치 주민 아키코 하카타 씨는 일본 영자신문 재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장소와 식량을 찾고 있다"며 "구마모토 시내에는 물과 전기가 공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편, 아이와 함께 그쪽으로 대피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지진에 따른 산사태로 철도와 고속도로 통행이 대부분 통제돼 이동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규슈 각지의 국도와 지방도로도 산사태와 낙석으로 통행이 금지된 상태라고 마이니치는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구마모토현 아소산(阿蘇山)에 있는 온천 여관 두 곳에 관광객과 여관 직원 등 67명이 고립돼 있다고 민방 TV아사히 계열의 ANN이 보도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중국인 관광객 20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립된 여관 손님과 직원들 가운데 부상자는 없지만 물과 전기가 끊긴 가운데 식량도 하루치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또한 여관 건물 일부가 산사태로 토사에 파묻히는 바람에 건물 밖 주차장에 모여 있다고 ANN은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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