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어화' 기생 연희로 색다른 변신
"4개월 매일 같이 연습…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 부담 컸죠"
"자만하는 순간 도태, 매일 조금씩 성장해야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천우희(29)는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다. 천우희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린 '한공주' 때도 살짝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부담스럽진 않았는데 1943년 비운의 시대, 최고의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해어화'에 참여할 때는 달랐다.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가 되어야 하고, 누구나 그게 이해가 되어야 하니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노래를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라는 천우희는 계속해서 연습했다. 4개월간 기본 발성법부터 시작했다. 1940년대 창법과 트로트까지 섭렵했다.
"최대한 매력적인 모습을 표현해야 했으니까요.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연기와는 다르다는 걸 이번에 알았어요. 노래 선생님께서 제가 가슴 아픈 이별 노래를 부르는데 목석같이 부른다고 하시더라고요. '연기하듯 노래하라'고 하는데 낙담을 많이 했죠. 3분 동안 모든 걸 표현하는 가수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하지만 천우희는 후회 없이 연습하고 노래해 만족한다. 그는 "노력한 결과물이 그대로 화면에 나온 것 같다. 주위에서도 괜찮다고 하니깐 즐겁다"고 즐거워했다. 다만 본인이 연기한 연희의 과거 이야기와 소율(한효주)을 사랑했던 윤우(유연석)의 마음이 돌아서는 설명적 부분이 편집된 건 아쉽다. 영화는 절친한 두 기생이 남자와 노래 때문에 파멸에 이르는 과정이 부족한 인상을 남긴다. 천우희는 "배역으로 욕심이 나니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가장 큰 그림을 그리는 건 감독님"이라며 "존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해어화'는 천우희가 지난해 '한공주'로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처음 참여한 작품이다. '한공주' '손님' '우아한 거짓말' 등 어둡고 깊은 이야기에 주로 참여한 천우희의 색다른 도전이다. 점점 예뻐지고 있는 얼굴도 돋보인다. "천우희에게 새로운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주면 좋겠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모험이자 도전의 선택을 한 것"이라며 '해어화'에 참여한 걸 만족해했다.
'한공주' 이미지가 계속 언급된 게 그렇게 부담이 된 걸까? "그런진 않아요. 그렇다고 그 안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요. 모든 작품마다 같은 모습을 보일 순 없잖아요.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을 했는데 우연히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를 많이 했더라고요.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어떤 임무를 부여받은 것 같아요.(웃음)"
천우희는 "나는 정말 조금씩이라도, 한 발짝, 1mm라도 성장해야 한다고 매일 생각한다"고도 강조했다.
"제가 남들보다 성장 속도가 늦다고 생각하지만 대신 머물러있지만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연기해요. 저를 피곤하게 만들죠. 자신감 넘치게 연기하죠. 하지만 자만하는 순간 도태될 것 같다는 걸 알기에 그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남들이 '괜찮다'고 해도, 스스로 '아니야, 괜찮지 않아'라고 자학해요. 물론 연기할 때만요. 평상시는 너무 무뎌요.(웃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소녀의 아픔을 담은 '한공주'는 여배우로서 참여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도가니'처럼 사회적 문제를 환기했다. 천우희는 이런 영화가 또 만들어지면 당연히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배우는 선택을 받는 사람이지만 자신이 주어진 안에서 제일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한테는 그런 부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관객에게 전달할 게 있으면 선택해야죠. '한공주'는 사이즈가 작은 영화였는데 영화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영화의 힘까지 작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계속 관심을 두고 있죠.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4개월 매일 같이 연습…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 부담 컸죠"
"자만하는 순간 도태, 매일 조금씩 성장해야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천우희(29)는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다. 천우희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린 '한공주' 때도 살짝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부담스럽진 않았는데 1943년 비운의 시대, 최고의 가수를 꿈꿨던 마지막 기생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해어화'에 참여할 때는 달랐다.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가 되어야 하고, 누구나 그게 이해가 되어야 하니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노래를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라는 천우희는 계속해서 연습했다. 4개월간 기본 발성법부터 시작했다. 1940년대 창법과 트로트까지 섭렵했다.
"최대한 매력적인 모습을 표현해야 했으니까요.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연기와는 다르다는 걸 이번에 알았어요. 노래 선생님께서 제가 가슴 아픈 이별 노래를 부르는데 목석같이 부른다고 하시더라고요. '연기하듯 노래하라'고 하는데 낙담을 많이 했죠. 3분 동안 모든 걸 표현하는 가수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하지만 천우희는 후회 없이 연습하고 노래해 만족한다. 그는 "노력한 결과물이 그대로 화면에 나온 것 같다. 주위에서도 괜찮다고 하니깐 즐겁다"고 즐거워했다. 다만 본인이 연기한 연희의 과거 이야기와 소율(한효주)을 사랑했던 윤우(유연석)의 마음이 돌아서는 설명적 부분이 편집된 건 아쉽다. 영화는 절친한 두 기생이 남자와 노래 때문에 파멸에 이르는 과정이 부족한 인상을 남긴다. 천우희는 "배역으로 욕심이 나니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가장 큰 그림을 그리는 건 감독님"이라며 "존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한공주' 이미지가 계속 언급된 게 그렇게 부담이 된 걸까? "그런진 않아요. 그렇다고 그 안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것도 아니고요. 모든 작품마다 같은 모습을 보일 순 없잖아요. 마음이 가는 대로 선택을 했는데 우연히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를 많이 했더라고요.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어떤 임무를 부여받은 것 같아요.(웃음)"
"제가 남들보다 성장 속도가 늦다고 생각하지만 대신 머물러있지만 말자는 마음가짐으로 연기해요. 저를 피곤하게 만들죠. 자신감 넘치게 연기하죠. 하지만 자만하는 순간 도태될 것 같다는 걸 알기에 그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남들이 '괜찮다'고 해도, 스스로 '아니야, 괜찮지 않아'라고 자학해요. 물론 연기할 때만요. 평상시는 너무 무뎌요.(웃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소녀의 아픔을 담은 '한공주'는 여배우로서 참여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도가니'처럼 사회적 문제를 환기했다. 천우희는 이런 영화가 또 만들어지면 당연히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배우는 선택을 받는 사람이지만 자신이 주어진 안에서 제일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한테는 그런 부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관객에게 전달할 게 있으면 선택해야죠. '한공주'는 사이즈가 작은 영화였는데 영화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영화의 힘까지 작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계속 관심을 두고 있죠. 좋은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