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연료 재처리 준비 혹은 시작 가능성 높아

北 핵연료 재처리 준비 혹은 시작 가능성 높아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하기 시작했거나 혹은 준비 중임을 시사하는 여러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연구기관들이 일제히 지적했습니다.

군사문제 전문가 조지프 버뮤데스 연구원은 북한전문매체 '38노스'에 실은 보고서에서 "방사화학실험실의 물품반입용 출입구 옆 철로에 직사각형 모양 물체를 적재한 무개화차가 나타났고, 방사화학실험실 동쪽 약 180m 지점에 있는 폐기물처리 관련 건물 옆에 새로운 도로가 생겼다"며 이같이 풀이했습니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지난 1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 자료로 썼으며 북한에서는 재처리시설을 방사화학실험실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어 그는 "화물이 실린 화차가 방사화학실험실 옆에 자리 잡은 일은 2000년대 초에만 있었던 드문 일로, 모두 재처리 활동과 연관돼 있었다"며 "500번 건물로 불리는 폐기물처리 관련 건물은 1990년대 초 이후 사용되지 않았던 곳으로 간주돼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이런 활동들을 "지난 4일 보고서에서 언급했던 부속 발전소에서의 연기 배출과 연관을 지어 보면, 북한이 무기용 플루토늄을 더 얻기 위한 재처리를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도 별도로 포착한 재처리시설 부근에서의 활동을 바탕으로 재처리가 시작됐거나 임박했다는 분석 결과를 냈습니다.

ISIS는 지난 4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핵연료 재처리에 필요한 수증기를 만들어 공급하는 재처리시설 부근의 별도 건물이 가동되는 듯한 징후가 나타났다며 이같이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기관은 수증기 공급용 시설의 가동에 대해 "(사용후 핵연료에서의) 플루토늄 분리작업이 실제로 시작됐거나 곧 시작할 수 있음을 보이는 우려할 만한 활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재처리시설 옆에서도 여러 대의 차량이 포착됐다고 이 연구기관은 덧붙였습니다.

지난 4일 버뮤데스 연구원은 재처리시설 부속 발전소에서의 연기 배출이 재처리 활동과 연관됐을 수 있는 "의심스러운 행동"이라고 지목했고, ISIS도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재처리에 나섰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지난 2월 미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수주 또는 수개월 안에"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도록 원자로를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습니다.

버뮤데스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재처리에 나섰을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자신의 분석이 클래퍼 국장의 청문회 발언과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영변 핵단지에 건설 중인 실험용경수로(ELWR)와 우라늄농축시설 부근에서도 꾸준한 활동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버뮤데스 연구원의 분석은 북한이 최대 명절인 김일성의 생일 '태양절'을 맞아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나왔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이날 새벽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발표했습니다.

지난 1월 4차 핵실험 한 북한은 이후 장거리로켓(미사일)을 비롯한 다양한 발사체를 계속 사용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고체연료 추진로켓의 지상 연소실험 장면을 공개하는 등의 미사일 전력 과시를 위한 행동을 해 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