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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사는 게 죄?" EPL 심판 배정 논란
입력 2016-04-16 10:00 
케빈 프렌드 주심(사진)은 레스터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스토크시티-토트넘전 배정이 취소됐다. 레스터시티와 우승 경쟁 중인 토트넘에 불리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는 팬들의 주장을 심판 협회가 받아들인 모양이다. 사진(잉글랜드 리버풀)=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주말 프리미어리그 일정을 앞두고 프리미어리그 구단 대다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같은 질문을 받았다.
'케빈 프렌드 주심이 레스터 거주자란 이유로 스토크시티-토트넘 경기를 관장하지 못한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감독들의 생각은 거의 비슷했다. 프렌드 심판이 레스터셔(Leicestershire)에 거주하고, 종종 친구들과 레스터 경기를 즐긴다고는 하나, 14일 경기 배정을 바꾼 결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심지어 프렌드 심판은 레스터시티의 팬도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프리미어리그와 아무 상관없는 브리스톨의 골수팬이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은 "놀랍고, 또 실망스러운 결정이다. 위험한 전례를 만들 수 있단 점에서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스 히딩크 첼시 감독은 "심판들도 잉글랜드 어딘가에 거주한다. 런던이 됐든, 스윈든이 됐든 간에 말이다. 해당 경기의 심판이 특정팀의 팬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거주지는 얘기가 좀 다르다"고 주장했다.
심판 협회가 이런 결정을 내린 데에는 타팀 팬들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항의글 때문이라는게 영국 언론의 분석이다.
예컨대 '프렌드 심판이 혹여나 레스터(혹은 스토크)에 유리한 판정을 내리면 어쩌냐'고 몇몇 팬들이 SNS 글을 올릴 수 있는건데, 심판 협회가 과민 반응했다는 거다.
런던에 거주하고, 토트넘 경기를 몇 차례 관전한 심판들도 레스터시티의 경기를 관장하면 안되는 걸까? 사진=구글 이미지

이런 논리라면 대도시인 런던에 거주하고, 가끔 첼시, 아스널, 토트넘, 크리스털팰리스, 웨스트햄 등의 경기를 관전한 심판은, 이들과 관련한 팀 경기를 관장하지 않아야 한다.
에디 하우 본머스 감독은 "몇몇 팬들의 트위팅에 심판 배정을 바꾸는 일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심판들은 경기장에 가지 말란 법 있나"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반대 의견도 있다.
토니 풀리스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WBA) 감독은 "소셜 미디어는 이제 우리 삶의 일부"라며 "심판 협회에서도 옳은 이유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프레스턴 거주자 네일 스워브릭 주심이 관장하기로 했다. 프렌드 주심은 우승 경쟁과는 관련 없는 뉴캐슬-맨체스터시티전을 맡고자 뉴캐슬로 떠났다.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현재 레스터시티는 승점 72점으로 토트넘(승점 65)을 승점 7점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 중이다.
선두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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