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본정부 엔저 유도 개입에 힘 실어준 IMF 총재
입력 2016-04-15 15:24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난달부터 엔고 역풍으로 당혹감에 빠진 일본 정부의 엔저(円低) 유도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힘을 실어줬다.
환율은 시장원리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IMF가 이같은 태도를 보인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14일(현지시간) IMF-세계은행 춘계 총회에 참석, IMF는 최근 과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일본 외환시장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타당하다고 판단될 만큼 엔화가치 변동성이 파괴적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 경쟁적인 통화가치 절하를 피해야 한다고 했지만 과도한 통화가치 변화와 무질서한 환율 움직임이 세계 경제와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도 공감한다”며 환율이 과도하게 변동할 경우, 환율개입이 정당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은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을 엔화가치가 추가상승할 경우, 일본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도 문제될 것이라는 없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해석석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까지 나서 엔화가치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은 엔화가치 상승이 일본 경제 침체를 초래하고 그 파장이 일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와 글로벌 경제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화가치 상승은 일본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등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줄수 있다.
이와관련해 일본 정부는 잇따라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시장개입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하루히코 구로다 총재는 이날 조치가 필요하다면 마이너스 영역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너스 금리폭 확대를 통해 엔화가치 강세에 급브레이크를 걸겠다는 얘기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지난 12일 국무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G20 합의에 기반해 일방적이고 투기적인 환율 움직임에 대해서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가치는 지난주 장중 한때 달러당 107엔대까지 급등, 최근 17개월 내 최고치로 상승한 바 있다.
엔화 급등외에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재표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세계경제가 하락세로 돌아설 요인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며 보호주의와 파편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이달 내놓은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 예상 성장률을 3.2%로 전망, 지난 1월 발표치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에서 밝은 면이 눈에 띄지 않는다”며 2030년까지 극단적인 빈곤을 없애겠다는 세계은행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타개를 위해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정책 뿐만 아니라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을 동시해 추진해 경기를 침체시키는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며 각국 상황에 맞는 대응책을 구사하되 주변국들과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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