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정부가 ‘체코 공화국(Czech Republic)이라는 정식 국가 명칭외에 한 단어로 부르는 ‘체키야(Czechia)로도 호칭해달라고 유엔에 요청했다. 하지만 ‘체키야라는 명칭을 둘러싸고 체코 국내에서는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반대 여론이 일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체코 정부가 유엔에 ‘체키야라도고 불러달라고 정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체코 국내에서는 ‘체키야라는 명칭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새로 만든 ‘체키야라는 명칭을 지지하는 이들은 역사적 전통성과 발음 편리성을 장점으로 꼽는다. 라틴어에서 파생된 단어인 체키아는 ‘체코인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1634년부터 400년 가까이 이용돼왔다. 또 체키야는 체코인 입장에서 발음하기 쉽다는 점도 지지를 얻고 있다.
반면 반대하는 이들은 ‘체키야를 추가하면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국제적으로 ‘체코 공화국을 국호로 쓰고 있는 상황에서 체키야로도 불러달라고 요청하면 더욱 헷갈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NYT는 체키야 이외에 ‘체코 랜드나 ‘보헤미아를 쓰자는 주장도 나와 체코 내부에서 명칭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체코 국호의 혼란은 굴곡진 역사로부터 비롯됐다. 체코의 뿌리인 체코슬로바키아는 1918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해체 후 독립국으로 거듭났다. 이후 1938년 히틀러에 의해 수데텐 지역을 중심으로 독일 제3제국에 병합되고, 1968년 ‘프라하의 봄 봉기 당시 옛 소련의 침공을 받기도 했다. 1989년 벨벳 혁명으로 공산독재가 막을 내린 뒤 체코슬로바키아는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하면서 체코 국호는 ‘체코 공화국이 됐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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