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비상대책위원 6명을 새로 인선하며 총선 이후 당 체제 정비에 나섰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이종걸·진영·양승조·정성호·김현미·이개호 의원 등 6명을 비대위원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향후 비대위는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를 관리하고 당 체제를 정비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더민주는 일단 5월 초에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6월초~7월 말까지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번 비대위원 인선은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친정 체제를 강화하면서 친노·운동권 그룹을 배제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김 대변인은 이종걸 원내대표는 올해 초 비대위 체제가 출범할 때 원내대표임에도 비대위에 들어가지 못해 이번에 배려해 임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영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공천 배제당한 뒤 더민주로 넘어와 당선됐다는 상징성이 고려됐으며, 양승조·정성호·이개호 의원은 각각 충청·수도권·호남을 안배하는 차원에서 인선됐다. 김현미 의원은 여성 몫으로 임명됐다는 것이 더민주의 설명이다.
비대위원의 계파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비노측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6명의 비대위원 가운데 범친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문재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현미 의원이 유일하다. 이외에 진영 의원은 김종인 대표 직계이며 양승조·이개호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정성호 의원은 비노그룹인 통합행동에 소속돼 있으며 이종걸 원내대표는 당내 비노그룹의 대표주자다. 이번 총선에서 친노 진영이 다수 당선됐지만 비노 중심의 비대위 인선으로 당분간 친노의 입김을 배제하겠다는 것이 김종인 대표의 복안으로 보인다.
차기 당 대표 선출과 관련해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당대표 합의추대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김종인 대표가 최근 일관되게 수권 정당을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발언을 지속하는 것도 당대표 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연쇄 탈당으로 침체된 당에 구원투수로 영입돼 원내 1당을 만들었다는 공로를 당원들이 평가한다면 김 대표가 당대표를 계속 맡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문제는 친노 진영을 비롯한 각 계파의 수용 여부다. 친노 진영 내부에서 김 대표 체제에 대한 일부 불만이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가 당분간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친노가 당의 다수를 점하고 있더라도 당장 당대표로 전면에 나설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 친노 진영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통합행동 등 비노 진영의 행보도 관건이다. 통합행동은 주로 50대의 젊은 그룹으로서 ‘세대 교체를 내걸고 당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 이미 송영길 전 인천시장 등 당권도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인사들도 있어 이들에 대한 교통정리도 필요하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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