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무실? 난 해변에서 일해"…新직업군 `디지털 노마드`
입력 2016-04-11 17:46  | 수정 2016-04-12 18:08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타자를 두드리다 보면 밀려오는 답답함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럴 때 노트북이랑 스마트폰만 챙겨서 공기 맑고 물 좋은 해변으로 훌쩍 떠나 일한다면 어떨까.
실제로 당신이 1평 남짓한 공간에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누군가는 넓디넓은 공원, 해변에서 같은 일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렇게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하는 이들을 우리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라고 부른다.

‘디지털 노마드는 말 그대로 노트북,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 기기를 들고 다니며 이리저리 ‘유목민의 형태로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주로 프로그래머나 사진작가, 블로거, 디자이너, 마케팅·컨설팅 전문가, 사이버 보조, SNS 매니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 2월 한국에서는 ‘디지털 노마드 밋업 인 서울(Digital Nomad Meetup in Seoul)이란 이름의 공동체 모임을 가졌다. 이는 새로운 직업군인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
직장인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는 ‘디지털 노마드. 그들은 어떻게 일하며 왜 디지털 노마드가 된 것일까.
◆움직이는 1인 기업
디지털 노마드들은 노트북을 두고 앉은 그 자리가 곧 회사고 사무실이며 일터이다. 말 그대로 ‘움직이는 1인 기업이 된 셈이다.
돌아다니며 일하는 이들은 정해진 공간과 기업의 룰, 시간표 대신 자신이 원하는 규칙에 맞게 일과를 짤 수 있다.
실제로 혼자 캘린더앱을 개발해 수익을 얻고 있는 한 프로그래머는 집이나 카페 같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업무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움직인다고 해서 전 세계를 여행하며 떠도는 디지털 노마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책 ‘2016 한국이 열광할 12가지 트렌드에 따르면 실제로 대부분의 독일 디지털 노마드는 독일에 홈베이스(Homebase)를 두고 일한다.
이들은 독일에 기업을 설립하며 세금을 내고 독일 기업과 동등한 형태로 법적인 보험 등에 가입한다.
이처럼 디지털 노마드는 자신이 운영하는 기업의 CEO로서 전문 지식과 경영, 수입 등을 관리해야 하므로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야 한다.
◆전 세계적인 활동 범위
디지털 노마드들은 업무 특성이나 본인 의지에 따라 활동 범위를 넓히며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당신이 한국에서 앱을 개발하다가 해외에 있는 디자이너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훌쩍 떠나도 된다.
또 여행이나 사진을 기록하는 디지털 노마드의 경우 세계 곳곳이 자신의 일터가 될 수 있다.
디지털 노마드로 활동하는 이들은 세계적으로 협업하며 자신의 감각을 다국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여행과 일을 동시에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과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를 한번 쯤 꿈꿔봤을 것이다.
일종의 프리랜서인 디지털 노마드는 인터넷만 된다면 어디든지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하며 일을 한다.
‘Andersreisen.net(안더스라이젠)을 운영하는 여행블로거 게르하르트(Gerhard)는 자신이 여행했던 곳과 그에 대한 정보를 신문이나 잡지에 게재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여행 과정들을 공개하고 여행하며 겪었던 모험담들을 공유하는 것이 설레고 재미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한 곳에 발이 묶이지 않는다는 특징 때문에 같은 일을 하면서도 여행을 하며 폭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막연한 로망을 갖고 사무실을 박차고 나온다면 쉽게 후회할 수도 있다.
일하는 분야에 따라 원격 근무가 힘들 수도 있고 몸이 자유로운 만큼 규칙이나 경영 방침이 확고해야 고정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마음가짐이 준비된 자라면 지금 당장 노트북을 들고 해변으로 떠나도 좋다. 인생은 짧고, 세상은 넓다.
[디지털뉴스국 박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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