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소기업 살길?…속자생존(速者生存) 모색이 희망
입력 2016-04-10 15:45  | 수정 2016-04-11 08:24

‘알파고를 비록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기술혁신의 속도를 높여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중소기업 3.0의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6년 춘계학술대회 및 제51회 희망중소기업포럼에 참여한 정부, 학계, 기업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중소기업의 기술혁신과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한국중소기업학회, IBK기업은행이 공동주최하고 매일경제신문이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영섭 중소기업청장,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송혁준 한국중소기업학회장, 박철홍 IBK기업은행 전무 등이 참석했다. ‘Borderless & Boundless 환경에서 중소기업이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중소기업 새로운 성장동력과 향후 돌파 방향을 모색했다.
주형환 장관은 축사에서 인텔 전임 CEO 앤디 그로브는 인텔이 가진 유일한 경쟁무기는 남들보다 먼저 어딘가에 가 있는 것 이라고 했다”며 글로벌 기업들도 남들보다 앞서지 못하면 도태되는 현실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적자생존을 넘어 속자생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밀려오는 가운데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인 기술 투자에 나서 시장을 선도하는 노력이 부족한 점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중소기업이 생산과 고용의 양적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현재 중기 연구개발(R&D) 투자가 매출액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는 건 중소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영섭 청장은 세계시장에서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한계에 봉착했고 이젠 퍼스트 무버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며 단순히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육성책을 마련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학회는 중소기업 3.0의 흐름을 따라잡으려면 3가지 뉴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세계시장 진출을 무조건 염두에 두고 기술개발, 마케팅 전략 등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송혁준 중기학회장은 이날 주제발표에서 기술과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국경을 나누는 선도 흐릿해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커다란 불확실성과 더불어 무한한 기회가 열리기 시작했다”며 중소기업은 개방형 혁신을 통해 새로운 사업과 시장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 청장도 내수시장이 작은 한국에서는 중소기업이 성장해 나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중소기업은 해외로 눈을 돌려야만 한다”며 올해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전년 대비 최소 10%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3.0의 두번째 트렌드로는 규제 완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통한 기술력 강화가 꼽혔다. 기술과 시장 상황이 수시로 변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요즘 양측이 힘을 모아 동반성장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홍재범 부경대 교수는 ‘중소기업 기술혁신 3.0 주제발표에서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이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해도 대기업이 이를 손쉽게 뺏어간다는 인식이 박혀있어서 양측이 힘을 모으기 어려웠다”며 이제부터라도 기술침해를 막을 수 있는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중소기업의 기술 투자가 늘어나고 대기업·중소기업의 원활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산업의 창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완화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유통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민간 중심의 유통망 형성이 강조됐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의 유통망을 대기업으로부터 보호하는 정책이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중소기업이 차별화와 스피드를 강점으로 내세워 새로운 유통망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 부각됐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저성장 시대의 중소유통,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중소유통 3.0이라는 주제발표에서 국내에 있는 기업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해외시장에 손쉽게 접촉할 수 있고, 커뮤니티와의 유대를 강화해 대기업보다 더 끈끈한 유통망을 마련할 수도 있다”며 기업가정신이 강조된 새로운 중소기업 유통망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소기업학회는 중소기업 3.0의 청사진을 보다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이날 미국중소기업창업자협회와 정보교류,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제휴(MOU)도 체결했다.
[김제관 기자 /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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