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엔화값이 닷새째 강세를 이어가며 달러 당107엔선까지 급등했다.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1월말과 비교하면 엔화값이 2개월여만에 14엔(11%)이나 폭등한 것으로 지난 2013년 아베노믹스가 시동을 건뒤 3년간 이어져온 엔저추세가 기조적인 엔고로 방향을 트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값은 장중 107.66엔까지 치솟았다. 8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값은 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소폭 반락했지만 여전히 108엔대에서 움직이며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미국 금리인상 연기로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촉발된 엔화 매수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은 오는 5월 도쿄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 정상회의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G7의장국을 맡고 있는 일본 정부가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보느라 시장에 개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하에 글로벌 핫머니의 엔화 강세 베팅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경상수지 흑자와 방일 관광객 급증에 따른 엔화 수요 증가도 엔고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이날 일재무성이 발표한 2월 경상수지 흑자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2조4349억엔(26조원)을 기록, 2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구두개입에 그치고 있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엔화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직접 시장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엔화값이 105엔을 찍을 경우, 통화 당국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아소 다로 재무상도 갑작스런 환율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필요할 경우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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