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비중을 줄이고, 연금 비중은 늘리세요."
투자에 관한 한 '촉'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합병을 앞두고 지난 4일 홍성국 사장 등 대우증권 경영진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대우증권의 ELS 판매 비중이 과도하다"며 "투자 수요를 연금자산이나 펀드로 분산해 회사 전체적으로 ELS 비중을 줄이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ELS는 10년에 한 번씩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금융상품"이라며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 가운데 은행주 비중이 너무 높은 것도 위험요소"라고 덧붙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대우증권의 ELS 발행잔액은 총 8조6042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증권사 발행액의 12.8%를 차지할 정도로 물량이 많다.
박 회장은 자기자본투자(PI)도 늘릴 것을 종용했다. 그는 "고객에겐 투자하라고 하면서 증권사 스스로는 투자하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국내 및 해외투자를 활성화할 것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해외 사업 확대도 요구했다. 특히 베트남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우증권이 인도네시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경험을 살려 베트남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이다. 베트남은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최대 수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7%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자본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VN지수는 4년째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17.7% 상승한 것을 비롯해 2013년 22.0%, 2014년 8.1%, 지난해 6.1% 상승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베트남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베트남 현지법인 지분 인수를 통해 KIS베트남을 설립하고 지난해 말 기준 시장점유율 7위 업체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호찌민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09년 하노이지점을 열었다.
박현주 회장은 업무보고에서 연금사업 비중을 늘릴 것도 주문했다. 연금사업 관련 조직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연금사업이 증권사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일 뿐만 아니라 연금사업 확대가 인력 수요 확대로 이어져 구조조정 필요성을 줄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투자의 귀재'인 박 회장이 ELS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대우증권 영업실적 악화의 주범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의 ELS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ELS는 주가가 상승하거나 최소한 지금보다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투자하는 상품인데 실제 ELS로 들어온 투자자금은 안정적 운용을 위해 채권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며 "상승장이나 또는 최소한 떨어지지 않는 장을 전망하면 투자자가 주식을 사야 하는데 반대로 채권을 사는 역설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ELS 변동성이 너무 큰 데 비해 기대 수익률은 낮다"며 "수수료나 헤지비용 등으로 나가는 비용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자에 관한 한 '촉'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합병을 앞두고 지난 4일 홍성국 사장 등 대우증권 경영진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같이 주문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대우증권의 ELS 판매 비중이 과도하다"며 "투자 수요를 연금자산이나 펀드로 분산해 회사 전체적으로 ELS 비중을 줄이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ELS는 10년에 한 번씩 대형사고가 발생하는 금융상품"이라며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 가운데 은행주 비중이 너무 높은 것도 위험요소"라고 덧붙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대우증권의 ELS 발행잔액은 총 8조6042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증권사 발행액의 12.8%를 차지할 정도로 물량이 많다.
박 회장은 자기자본투자(PI)도 늘릴 것을 종용했다. 그는 "고객에겐 투자하라고 하면서 증권사 스스로는 투자하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국내 및 해외투자를 활성화할 것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해외 사업 확대도 요구했다. 특히 베트남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우증권이 인도네시아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경험을 살려 베트남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주문이다. 베트남은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최대 수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7%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자본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VN지수는 4년째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17.7% 상승한 것을 비롯해 2013년 22.0%, 2014년 8.1%, 지난해 6.1% 상승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베트남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베트남 현지법인 지분 인수를 통해 KIS베트남을 설립하고 지난해 말 기준 시장점유율 7위 업체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호찌민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2009년 하노이지점을 열었다.
박현주 회장은 업무보고에서 연금사업 비중을 늘릴 것도 주문했다. 연금사업 관련 조직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연금사업이 증권사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일 뿐만 아니라 연금사업 확대가 인력 수요 확대로 이어져 구조조정 필요성을 줄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투자의 귀재'인 박 회장이 ELS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대우증권 영업실적 악화의 주범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 아니라 금융투자업계의 ELS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ELS는 주가가 상승하거나 최소한 지금보다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보고 투자하는 상품인데 실제 ELS로 들어온 투자자금은 안정적 운용을 위해 채권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며 "상승장이나 또는 최소한 떨어지지 않는 장을 전망하면 투자자가 주식을 사야 하는데 반대로 채권을 사는 역설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ELS 변동성이 너무 큰 데 비해 기대 수익률은 낮다"며 "수수료나 헤지비용 등으로 나가는 비용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