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돼지 심장, 원숭이 몸에서 3년 생존 성공
입력 2016-04-06 15:12 

미국 연구진이 돼지 심장을 원숭이에 넣은 뒤 3년 동안 건강한 상태로 생존케 하는데 성공했다. 아직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게 바로 이식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이종간 장기이식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미국 국립 심장·폐·혈액 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돼지심장을 다섯마리의 개코원숭이에게 이식했으며 이중 한마리는 무려 3년 동안이나 생존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5일자에 게재됐다.
돼지의 장기는 인간 장기와 크기가 비슷해 이식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동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동물의 장기를 다른 동물에게 이식하면 이를 이물질로 인식, 체내 면역 시스템이 가동되며 공격을 한다. 초기 이종장기 이식 실험에서 장기를 이식받은 동물이 불과 몇 분밖에 생존할 수 없던 것도 이때문이었다. 과학자들은 이식된 장기를 공격하는 유전자를 제거한 돼지를 만들어 이를 해결하려 했지만 원숭이의 생존 기간은 수개월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항CD40항체와 피를 묽게하는 약물인 ‘헤파린을 이용해 유전자변형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개코원숭이 다섯마리에게 주입했다. 원숭이의 면역작용으로 발생하는 혈액 응고를 억제했다. 또한 개코원숭이 심장을 교체하는 대신에 돼지 심장을 개코원숭이 복부 혈관과 연결했다. 이를 통해 심장을 직접 이식하지 않더라도 면역 반응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유전자조작 심장, 면역 억제제를 결합한 이번 연구는 종전기록이었던 개코원숭이 생존기간 179일을 경신했다”며 이식된 심장은 처음에 236일 동안 생존하더니, 이후 2년까지 기간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개코원숭이가 본래의 심장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돼지 심장을 연결한 뒤 생존 가능성만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로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게 바로 이식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연구진은 현재 수준으로는 이식을 한다 하더라도 평생 면역 억제제를 투여해야 한다”며 다만 이종 장기의 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림으로써 이종장기 이식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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