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이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으로부터 1000억원대의 대출을 받고 상장폐지된 사건에 불법 금융브로커는 물론 기업사냥꾼, 은행 관계자들과 금융감독원 직원까지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박길배)는 중견 터치스크린 제조업체였던 디지텍시스템스가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1160억원 규모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뒷돈을 주고받은 일당 13명을 적발해 7명을 구속 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기소, 2명을 기소중지 했다고 5일 밝혔다.
디지텍시스템스는 삼성전자 등에 휴대전화 터치스크린을 납품했던 우량 회사로, 지난 2007년 7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2011년 기준 연매출 1378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2012년 2월 기업사냥꾼에게 인수된 이후 회사 재무구조가 망가졌고, 결국 껍데기만 남아 2015년 1월 상장 폐지되는 운명을 맞았다.
대규모 대출 비리는 기업사냥꾼들이 회사를 인수한 2012년부터 이뤄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상대로 한 불법 대출이 은행 부실로 이어져 금융기관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불법수익을 최대한 환수하고 국책금융기관의 대출과 보증 비리 행위에 대한 수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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