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방송사가 400억 벌 동안, 제작사는 왜 10억밖에 못 벌었을까
입력 2016-04-04 18:16  | 수정 2016-04-05 13:20
[사진 = 안인배 회장 ]

출연진을 업데이트해가며 순항중인 한 방송사의 육아 예능 프로그램은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4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정작 프로그램을 만든 제작사에게 돌아간 건 고작 10억원. 40분의 1 수준이다.
부와 명예는 방송사가 누리고 실제로 고생한 제작사는 응당한 보답을 못 받은 모양새다.
최근 신임 독립제작사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안인배 회장은 통상 방송사에서 외부 제작사에 책정한 이윤은 5~10%정도”라며 제작사와 방송사 간 불공정한 관계에 대해 성토했다.
안 회장은 지상파 방송사의 한 예능 프로그램은 한 해 400~500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작자인 우리는 10억 안팎의 수익 정도를 손에 쥐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좋은 콘텐츠를 내고, 만드는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가운데 안 회장이 꼽은 가장 성공적인 모델은 바로 ‘태양의 후예. 이 드라마는 회당 제작비가 8억원, 제작사와 방송사가 6대 4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는 제작사와 방송사가 권한을 나눠가지기에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었다”고 평했다.
실제로 영화, 드라마와 달리 예능의 경우 제작사에게 저작권이 보장돼 있지 않아 방송사는 간접비용을 모두 제외하고, 제작비용만을 지급한다. 즉, 외주제작사가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면 방송사가 일부 제작비를 대고, 저작권은 방송사가 갖는다. 결국 해외 수출 등 2차 수익 공유 부문에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해 외주제작사들은 불만인 것.
안 회장은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방송에 대한 해외의 관심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방송 콘텐츠를 강화시키고, 산업화시키기 위한 기반을 다져야 할 때”라며 모두가 윈-윈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방송사 그리고 제작사가 하나로 힘을 합쳐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시장이 개방 된 현 시점에서, 이 안건은 반드시 되짚어봐야 하는 공동의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방송 제작사에서는 결국 수익성을 위해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다. 거대한 중국 시장은 특히 거부할 수 없는 블루오션”이라면서 준비 없는 수출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획안을 도둑맞거나 제작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 표절 문제가 발생해도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 등을 예로 들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슈퍼맨이 돌아왔다(KBS 2TV), ‘무한도전(MBC) 등의 히트작이 중국에서 그대로 베껴 제작 방송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안 회장은 당장의 중국 진출은 좋아하기만 할 게 아니라 좀 더 철저한 준비와 고민, 유관기관들의 공조가 필요하다”면서 국내 콘텐츠의 우수성이 커지면서 콘텐츠가 제값을 받고 수출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 같은 권리를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 차원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은 비단 제작사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방송사와 방송사에 일하는 PD, 스태프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MBC 예능국 PD 출신인 안인배 대표는 약 14년 동안 코엔미디어를 운영하면서 다수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나를 돌아봐 ‘위기탈출 넘버원, MBC ‘위대한 유산, JTBC ‘님과함께2-최고의 사랑 등이 코엔미디어의 대표 작품이다.
또한 코엔스타즈에는 이경규 이휘재 장윤정 유세윤 등 60여 명의 연예인이 소속돼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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