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OCI, 폴리실리콘 값 반등에 올 주가 35%↑
입력 2016-04-04 17:18  | 수정 2016-04-05 10:53
한동안 '흐림'이었던 OCI 사업 기상도가 '맑음'으로 바뀔 조짐을 보이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연이은 미국 태양광발전소 매각으로 재무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데다 국제 폴리실리콘 가격이 반등한 덕분이다.
'태양광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폴리실리콘을 주로 생산하는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오르는 만큼 수익성이 개선되는 사업구조를 띠고 있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OCI는 전날보다 1000원(1%) 오른 10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7만5000원이던 OCI 주가가 3개월 만에 34.7%나 껑충 뛴 것이다. OCI 주가가 급등한 데는 OCI가 미국 텍사스주에서 건설 중인 태양광발전소 '알라모7'을 지난 1월 성공적으로 매각한 영향이 컸다.
OCI IR 담당자는 "OCI는 태양광발전소를 직접 운영하거나 매각하는 방안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현재 미국 발전소 시장가격이 충분히 높게 형성돼 있어 직접 운영보다 중도 매각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알라모7은 매출 총이익률이 40~50%에 달하는 '알짜' 비즈니스다. 하지만 직접 운영하면 투자 원금 회수에만 10년 이상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OCI 순차입금은 EBITDA(세전·이자 지급 전 이익)의 15.4배에 달했다. OCI는 이 같은 재무구조를 고려해 중도 매각으로 개발 프리미엄 10~15%를 얻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알라모7 매각가격이 2714억원임을 감안하면 알라모7 매각으로 271억~407억원이 1분기 영업이익에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정부가 태양광발전소 투자금액에 대해 30%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있어 태양광발전소를 인수하고 싶어하는 미국 에너지기업이 적지 않다. 덕분에 OCI가 비교적 좋은 가격에 알라모7을 매각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우현 OCI 사장은 지난달 16일 기업설명회(IR)에서 "가격이 좋다면 (태양광발전소) 추가 매각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폴리실리콘 평균 가격은 ㎏당 14.0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평균 12.93달러였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두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1월 19.16달러에서 시작해 1년 내내 하락세를 이어가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드디어 바닥을 쳤다는 업계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태양광산업은 무역 분쟁이 심한 편이다. 미국은 2012년 중국산 셀과 모듈에 대해 최고 250%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도 이에 대한 보복으로 2014년 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해 최고 57%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이에 따라 미국 '톱3'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REC는 오는 6월까지 1만63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세계 생산능력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중국이 OCI 폴리실리콘에 부과한 반덤핑 관세는 2.4%에 불과해 이 과정에서 OCI가 상대적인 이득을 얻었다.
OCI IR 담당자는 "폴리실리콘 가격에 영향을 주는 무역 분쟁은 OCI 노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며 "OCI는 프로세스 효율화로 폴리실리콘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급격한 유가 하락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던 OCI 석유화학·카본소재 부문은 올해 원재료 하락분이 원가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률 3~5%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제품가격은 대부분 유가와 연동돼 유가가 하락하면 석유화학·카본소재 제품가격이 즉각 하락한다. 반면 원재료 가격이 원가에 반영되는 속도는 느리다. 이 때문에 지난해 OCI 석유화학·카본소재 부문은 절대적인 영업이익 규모와 영업이익률이 모두 하락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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