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울 시내면세점 불확실성에 불똥 튄 공항면세점
입력 2016-04-04 08:36 

김해공항과 김포공항의 면세점 사업자 입찰이 잇따라 유찰되면서 높은 수수료와 함께 서울 시내면세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입찰을 마감한 김해공항 면세점에 입찰 업체가 한 곳도 없었던 데 이어, 지난 1일 끝난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서도 참여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어 결국 유찰됐다.
당초 김포공항 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때와 비슷하게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왔다. 하지만 이달 말 추가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항면세점의 높은 수수료를 감당하기보다는 서울 시내면세점에 사활을 걸어보겠다는 업체가 늘었다. 지난해 특허권을 따낸 신규 면세사업자의 경우 명품 브랜드 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올해 면세점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익성에 대한 회의감마저 커져 공항점 입찰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항과 서울 시내에서 모두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의 경우 공항점에서 나는 적자를 시내 면세점에서 메우는 상황”이라며 월말에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가능성이 불거지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굳이 비싼 수수료를 감당해야 하는 공항점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면세점 관계자 역시 면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 입찰 결정이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항면세점의 높은 임대료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공항 3층 면세점 DF1, DF2 구역의 연간 임대료는 최소 각각 295억원과 233억원이다. 현재 롯데와 신라가 각각 운영하고 있으며 다음달 12일 특허가 만료된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와 신라는 물론 입찰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한화와 두산도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달 말 마감한 김해공항 역시 그동안 신세계가 운영해왔지만 2년도 안 돼 다음달 철수할 방침이다. 이곳의 연간 최소 임대료는 427억원이다. 지난 2013년 신세계가 특허권을 받을 당시 입찰가인 641억원보다는 낮지만, 그동안 신세계가 높은 입찰가를 메우는 적자경영을 지속해온 만큼 차기 사업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는 일단 지난해 특허권을 획득한 서울 시내면세점 운영에 주력할 계획이다.
반면 한국공항공사는 임대료 변동 없이 일단 같은 조건으로 재공고에 나섰다. 김해공항은 이달 중순까지 2차 입찰에 나설 계획이지만 입대료 변화가 없다면 뒤늦게 업체가 몰릴 가능성은 현재 크지 않다. 사업자 선정이 늦어질 경우 공백 상황이 나올 우려도 있다. 다만 관세법상 6개월간의 의제기간이 있어 한국공항공사가 기존 사업자에게 연장 운영을 요구하고 관세청이 이를 승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항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달리 한국공항공사의 사업자 선정 낙찰 후 관세청의 특허 적격 심사를 받는다. 공항면세점들이 모두 유찰되면서 오는 24일로 예정된 관세청 특허 신청 마감도 지연될 것으로 면세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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