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조명의 역사에서 이제 5세대’ OLED 시대 열린다
입력 2016-04-03 18:47 
(단위: 백만 달러), 자료=UBI 산업 리서치

인류역사상 다섯 번째 조명 기술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조명 시장이 본격 커지고 있다. 향후 10년 내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명 10개 가운데 1~2개가 OLED가 될 정도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이 시장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업체간 선점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3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UBI산업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억3500만 달러(약 1600억원) 규모인 OLED 조명 시장이 향후 5년 내에 10배 이상인 16억1900만 달러(약 1조95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2018년까지는 완만한 성장곡선을 그리다 2019년부터 본격 확대된다는 분석이다.
10년 뒤인 2025년에는 OLED 조명 시장이 6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 광원 시장 규모가 39조~40조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의 15~16%를 OLED가 차지한다는 얘기다. 촛불에서 시작된 인류의 조명역사가 19세기 백열등과 형광등, 최근의 LED에 이어 OLED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OLED 조명 시장은 유럽의 오스람(독일)과 필립스(네덜란드), 한국의 LG디스플레이, 일본의 카네카와 코니카미놀타 등 3파전 형태로 진행중이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유럽은 차량용 시장에 주목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상업용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장은 유럽 업체가 주도하며 만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투자는 LG디스플레이가 가장 적극적이다. LG는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최근 경북 구미에 월 1만5000장 생산규모의 조명용 OLED 라인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세계 최초로 기판 규격이 가로 세로 1000㎜×1200㎜ 크기의 5세대 라인으로 지어지는 이번 투자는 기존 생산량보다 30배 확대된다.
박준혁 LG디스플레이 OLED 조명영업·마케팅담당 상무는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면 OLED 조명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LG의 투자규모는 기존 구미 지역의 노후화된 공장을 활용하기 때문에 1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OLED 조명은 여러 층의 유기물질로 이뤄진 OLED 패널에서 나오는 빛을 활용한 조명이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TV 등에서 사용되는 OLED 디스플레이와 원리는 같다.
OLED 조명은 여러 조명 가운데 자연광에 가장 가까운 빛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사람을 정서적으로 편안하게 해주고 조명을 직접 쳐다봤을 때에도 눈부심이 거의 없다. 또 사람의 체온보다도 낮은 35도 정도의 열이 나기 때문에 조명 가까이 가더라도 뜨겁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OLED 조명의 가장 큰 장점은 얇고 가벼워 마음대로 휠 수 있다는 점이다. OLED 조명의 두께는 LED의 10분의 1, 무게는 5분의 1 수준이다. 얇은 판 모양이기 때문에 원하는 곳에 양면테이프로 붙여서 사용할 수도 있다. 또 백라이트가 없는 OLED 패널의 특성상 마음대로 구부리거나 돌돌 마는 형태의 조명도 구상할 수 있다.
OLED 조명은 현재 상업용 전시장과 자동차 분야 등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독일의 BMW는 오스람과 협업해 올해 새롭게 내놓는 M4 모델의 후미등에 OLED 조명을 사용했다. 차량 트렁크를 열면 후미등이 차지하는 공간이 꽤 넓다. 이를 OLED 조명으로 바꾸면 이런 공간이 불필요해지고 휘는 특성 때문에 디자인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게 된다.
가볍고 발열이 없기 때문에 불에 취약한 한옥이나 박물관 등에서도 이상적이다. 다만 LED에 비해 아직 가격이 4~5배 가량 비싸 가정에서 실내등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가구업체인 일룸과 협업해 학생용 책상에 사용되는 OLED 독서등을 선보였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OLED 조명도 판매중이며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OLED 조명 전시장도 운영중이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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