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계 자산운용사, 한국 영업 잇따라 축소
입력 2016-04-03 15:17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잇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펀드 성과의 장기적 부진이 자금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JP모간운용은 최근 지원인력을 포함한 자사 임직원 5명에 대해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전직원이 40명이 채 안되는 것을 감안하면 10%이상 인원을 줄인 것이다. 현재 펀드를 운용중인 5명의 운용인력(펀드매니저)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간자산운용은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체이스의 자회사다. 미국에서의 오랜 금융 경험을 바탕으로 2007년 국내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외국계 증권사 출신인 차승훈 씨가 10년째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JP모간자산운용은 진출 초기 당시만 해도 국내시장에 생소했던 브릭스(BRICs)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신흥국 펀드와 다양한 원자재 펀드들을 선보였다.특히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는 한때 설정액 5000억원을 웃돌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JP모간자산운용은 그러나 주요 투자 대상인 신흥시장의 침체와 이에 따른 펀드 자금 이탈로 몇 년 전부터 위기설에 시달려왔다. 실제로 국내 운용 중인 간판펀드들의 성과는 매우 부진하다. ‘JP모간러시아(설정액 4600억원)의 3년과 5년 수익률은 각각 -30%와 -47.64%이며 ‘JP모간천연자원(1800억원)의 경우 5년 수익률이 -72%까지 떨어진 상태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와 ‘JP모간단기하이일드에서만 최근 1년 사이 각각 1720억원과 2290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지난해 순유출액만 5000억원이 넘었다.

지난해 4300억원 가량 수탁고가 줄어든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도 인력 구조조정·새로운 상품 개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은 세일즈 부서를 제외한 각 부서 다양한 직급에서 축소할 계획이며, 특히 한국채권부문 책임운용력도 정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의 가장 큰 수익원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채권형펀드인데 이부분에서 인력이 축소될 경우 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에서 활동중인 대형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전반적인 실적 부진은 몇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12년말 5조2531억원의 수탁고를 올렸던 슈로더자산운용는 지난 연말 수탁고가 2조2444억원까지 줄어들면서 3년만에 운용자금이 반토막이 났다. 피델리티자산운용도 지난 2012년말 2조2775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으나 올 들어서는 1조5488억원까지 떨어지면서 4년만에 30%가 줄어들었다. 이에따라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전체 직원(42명)의 14%에 해당하는 6명을 구조조정했다. 맥쿼리·얼라이언스번스타인 등 중소형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수탁고가 1조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메리츠자산운용 존 리 대표는 국내에서 연기금·대형 은행 등 기관영업을 위주로 하고 있는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진이 박해지자 한국 시장을 포기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며 글로벌 운용사들의 기준에서 보면 한국시장은 그다지 큰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구조조정도 쉬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업계 다른 관계자도 국내에 활동 중인 외국계 운용사 숫자 자체는 많지만 막상 한국에 큰 비중을 두진 않고 있다”며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액티브 펀드 운용사들의 실적이 저조해지면서 비중이 낮은 시장이 구조조정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예경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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