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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벌 혈투’ LG가 얻은 것, 한화가 잃은 것
입력 2016-04-03 07:22  | 수정 2016-04-03 08:21
LG가 두 번의 경기 모두 극적인 연장 끝내기 승을 거뒀다. LG는 시즌 초반 흐름을 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와 한화가 개막시리즈 2경기 동안 전쟁과도 같은 혈투를 벌였다. 특히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두 번 모두 연장승부가 펼쳐졌고 비슷한 상황, 유사한 타구의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LG가 2연승을 챙겼다. LG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은 반면 한화는 2배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2경기 모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LG는 단순한 2승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부터 달라진 팀컬러를 확실히 보여줬다. LG는 지난 시즌 9위에 머무르며 팬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겼지만 올 시즌 2경기 만에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자랑했다.
우선 비시즌 기간부터 기대를 불러 일으켰던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성장했다. 이천웅과 정주현, 이승현과 임정우 등의 기대주들은 경기를 지배하며 승부를 이끌었다. 이들 외에도 양석환과 서상우, 유강남과 최성훈 등이 빼놓지 않고 경기에 출전하며 경기 흐름을 수시로 바꿔놨다.
베테랑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불펜 믿을맨 이동현이 2경기 모두 출전해 맏형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타선에서는 박용택과 이병규(7번)가 중요한 순간 한 방씩 쳐주며 승부의 향방을 돌려놨다. 중후반부터 포수마스크를 쓴 정상호의 안정감도 빛났다.
혈투를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를 챙겼기에 팀 사기에 도움이 됐다. 2경기 모두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과도 같은 환희와 짜릿함을 맛 봤다. 양상문 감독은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아 시즌 초반 기세가 중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했는데 현재까지는 원하는 방향으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기대보다는 부진했지만 헨리 소사와 우규민 모두 선발투수로서 꾸준한 활약을 예고했다. 실점을 해도 5이닝 이상은 버텨줄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게 만들었다. 이동현-이승현-임정우라는 신 필승조를 구축했으며 최동환과 신승현 등의 불펜자원에게서 희망을 발견했다.
한화가 뼈아픈 2연패를 당했다. 경기결과 이외에도 잃은 것이 많았던 두 번의 끝내기 패배였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반면 한화는 너무도 뼈아프다. 2경기 모두 총력전을 펼쳤지만 잃은 것이 많다. 우선 선발진이 허약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증명했다. 선발로 나섰던 송은범과 김재영 모두 빠른 교체로 많은 이닝을 던지지 못했지만 팀 내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빠진 상황에서 대안으로 거듭나는데 실패했다. 3차전에 나설 마에스트리도 현재까지는 검증된 자원으로 보기 어렵다.
또 2경기 동안 3⅔이닝을 던지며 고군분투한 불펜의 핵 권혁은 두 번째 경기서 블론세이브의 주인공이 되며 자존심을 구겼다. 김용주와 장민재도 잦은 볼넷출루를 허용하며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전체적인 틀에서 선발진 대안을 찾는 것이 시급해졌다. 불펜진의 피로도까지 고려한다고 가정했을 때 마운드운영에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또 시즌에 앞서 우승후보로 거론됐지만 약점이 계속 노출되며 늘어난 선수들의 부담감도 고민이다. 시즌 초반부터 당한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의 후유증도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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