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M+팟캐스터] ‘여자사람, 책을 읽어 줄게요’, 대화와 독서가 하나 되는 곳
입력 2016-04-02 15:20 
세상에는 텔레비전과 인터넷 방송, 유튜브 채널 등 다양한 비주얼 중심의 플랫폼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비디오가 아닌 오디오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이들도 있죠. ‘팟캐스터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봅니다.<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훈 기자] 몇 백 년 전 중세시대 사람들은 사람이 묵독 하는 것을 보고 ‘악마를 봤다고 얘기할 정도로 두려워했다. 은밀한 것,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금지된 것을 읽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팟캐스트에는 마치 중세시대라도 온 듯 책을 잃어주는 한 ‘여자사람이 있다.

‘여자사람, 책을 읽어 줄게요(이하 ‘여자사람)는 지난 2015년12월21일 처음 시작해 다양한 책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지혜 씨는 ‘여자사람이라는 담백한 이름으로 청취자들과 만나고 있다.

2015년 11월 말, 교통사가 났었어요. 원하든 원치 않던 일을 쉬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죠. 원해 있는 동안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몸이 불편해 포기했어요. 그렇게 책 읽기에 갈증이 있었던 때에 팟캐스트를 알게 되었어요. 내 눈으로 직접 읽는 책은 아니지만 충분히 독서에 대한 갈증을 해소 시켜주었고요. 아주 자연스럽게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이어졌어요.”

‘여자사람이 읽은 책만 해도 어느덧 30권이 다 되어간다. 김연수의 ‘지지 않는다는 말과 같은 소설책은 물론, 조진국의 ‘외로움의 온도와 같은 산문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같은 인문학 서적도 ‘여자사람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읽혀졌다.

책선정의 기준이 없습니다. 난독자 중의 난독자라고 해야 할까요.(웃음) 어린 시절부터 책을 꾸준히 많이 읽어 왔다면 어쩌면 책을 읽는 ‘취향 이란 것이 확고히 생겼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주로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제목 또는 에필로그가 끌리는 책, 인상 깊게 읽은 책의 작가님의 다른 책, 책속에서 발견한 책, 정도로 선정이 되는 것 같아요.”

‘여자사람은 단순히 책만 읽어주는 방송이 아니다. 이지혜 씨는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방송에서 가감 없이 꺼내놓는다. 이는 누군가가 들려주는 책읽기와 더불어 즐거운 수다와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책을 소리 내어 읽는 정도로만 진행하려고 했어요. 지극히 저 개인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독서 장려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구독자님들께서 생기고, 피드백이 생기더라고요. 한 분 한 분 구독자님들과 뎃글, 인스타그램, 이메일 등을 통해서 소통을 하다 보니 녹음을 할 때에도 자연스럽게 대화형식이 된 것 같아요.”

왠지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과 독서모임을 하는 기분이랄까요. 그러다 보니 책 이야기 보다 수다를 떠는 시간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것도 같아요. 팟캐스트의 정체성을 잃을까 걱정도 되지만(웃음), 다행스럽게도 구독자님들 취향과 잘 맞는지 좋아해 주셔서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자사람, 책을 읽어 줄게요는 혼자 인 듯, 혼자 아닌 함께하는 독서모임 팟케스트입니다.”

‘여자사람은 이지헤 씨 본인에게도 변화를 안겨줬다. 그동안 독서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았던 그는 팟캐스트를 하며 독서량이 매우 늘었다고. 애청자와 녹음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 셈이다.

제 평생 가장 많은 책을 읽고 있어요. 한 달에 8~10권정도 되는 것 같아요. 1주일에 2번 다른 책으로 업데이트를 하다 보니 ‘선정하여 소개하는 책 2권은 꼭 읽자 라는 나름의 약속이 생겼죠. 2~3일에 책 한권씩을 읽으려니 책 읽을 시간을 만들어 읽고, 짬이 날 때마다 읽고, 하루가 꽉 차는 기분 이예요. 올해 목표중 하나는 ‘1년100독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잠들기 전 동화책을 읽어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년시절 교실에서 손을 들고 일어나 큰 소리로 책을 읽기도 했다. 사람들은 낭독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지만 사실은 낭독과 친근했던 과거를 잊었을 뿐이다. ‘여자사람은 이렇게 잃어버린 낭독의 즐거움과 더불어 함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줄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여자사람, 책을 읽어 줄게요

‘1.지지 않는다는 말-김연수로 2015년 12월21일 첫 방송. 2016년 3월31일 ‘29.우사기의 아침시간-남은주까지 휴식기 없이 진행 중. 주 1회 무작위 업로드.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주로 비디오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팟빵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Podcast 앱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