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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이 개막전 ‘시타’를 꼭 하고 싶었던 사연
입력 2016-04-01 19:15 
김연아는 1일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년 KBO리그 두산과 삼성의 개막전에 시구를 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피겨 여왕으로 불렸던 김연아가 1일 두산과 삼성의 2016년 KBO리그 공식 개막전 시구자로 나섰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산과 삼성이 만난 데다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1번째 KBO리그 경기라는 상징성을 가졌다. 김연아가 입은 삼성 유니폼의 등번호는 1번이었다.
또 다른 의미도 컸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김연아가 시구자로 선정됐다는 것. 김연아가 프로야구 경기에 시구를 한 건 2011년 한국시리즈 SK-삼성의 5차전 이후 5년 만이다.
김연아는 슈퍼스타다. 은퇴를 했지만, 여전히 한국사회에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다. 또한, 인기도 절정이다. 김연아가 시구를 하러 등장하자, 라이온즈파크에 자리한 야구팬은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같은 운동선수인 프로야구 선수도 관심이 쏠릴 정도이니.
김연아의 시구를 포구할 삼성의 포수 이지영은 크게 내색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다른 몇몇 선수들의 생각은 또 달랐다. 특히, 허경민은 경기를 앞두고 긴장이 된다면서 개막전 때문이 아니라 김연아의 시구 때문이다”라고 했다. 농이 섞인 말이나 그는 김연아의 시구에 관심이 없지 않았다.
허경민은 오늘 시타자가 따로 있는 거 아니냐”라고 되묻기도. 하지만 공식 개막전의 시구자만 확정이었다. 평소대로 두산의 타자가 타석에 서야 했다. 이에 허경민이 시타를 하고 싶다며 욕심(?)을 냈다.
일반적으로는 1회초 공격을 하는 팀의 선두타자가 시타를 한다. 하지만 꼭 정해진 룰은 아니다. 간혹 그렇지 않기도 한다. 두산도 정수빈이 1번타자로 준비를 하는 동안 허경민이 대신 시타를 하기도 했다.
두산의 타순이 확정되기 전이었다. 옆에 앉아있던 정수빈은 1번 타순에 배치돼도 시타를 허경민에게 양보할 의사를 피력했다. 그런데 굳이 양보하지 않아도 됐다. 이날 경기 두산의 톱타자는 허경민. 정수빈은 그 다음 타순이었다.
김연아가 5년 만에 프로야구 경기 시구자로 마운드에 선 순간, 허경민은 시타자였다. 김연아가 힘차게 공을 던지자, 허경민도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개막전부터 그의 작은 바람 하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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