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T “통신사 인수합병, 요금인상으로 이어진 사례 있다”
입력 2016-04-01 14:20  | 수정 2016-04-01 15:25

KT가 통신사의 인수합병이 소비자의 요금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해외 규제기관의 분석 사례를 알리고 나섰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KT는 1일 통신사 인수합병, 소비자 요금인상으로 이어졌다” 해외 규제당국 ‘경고라는 내용의 자료를 출입기자들에게 일제히 배포했다.
이 자료는 지난 2012년 오스트리아 이동통신시장에서 이뤄진 통신사들의 인수 합병 사례가 적혀있다. 당시 3위 사업자였던 H3G는 3위 사업자 오렌지 오스트리아를 인수합병하고 2위인 티-모바일과 경쟁할 정도로 몸집을 불렸다. 유럽연합(EU) 반독점 당국은 사업자수가 3개로 줄어듦에 따라 경쟁 악화, 요금 인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보유 주파수 일부 매각, 10년간 네트워크 용량의 최대 30%에 해당하는 도매 접속을 16개 알뜰폰(MVNO) 사업자에게 제공하라는 조건으로 합병을 인가했다.
그러나 지난 3월 14일 오스트리아 방송통신규제기관(RTR)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합병으로 인한 요금 인상 우려가 현실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RTR은 지난 2013년, 2014년에 걸쳐 당국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요금인상이 초래됐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경우에는 50~90%, 음성 서비스만 사용하는 일반 휴대전화 이용자의 경우에는 22~31% 인상됐다는 분석이다. 10개 유럽국가의 신규 스마트폰 가입자 요금 평균이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는 것에 반해 오스트리아는 합병 이후인 2013년과 2014년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고 집계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번 보고서로 인해 영국 이동통신사간의 합병 승인도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예정된 최종 결정에서 EU가 불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영국 4위 이동통신사인 3UK는 3위 사업자인 O2를 105억파운드(약 17조3000억원)에 인수합병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유럽 규제 당국은 통신사업자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경쟁구도를 파괴하고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도 장기적으로 시장 집중화에 따른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사간 합병을 방송통신 융합 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오스트리아의 경우에도 합병 인가 조건인 MVNO 접속 제공이 효력을 발휘한 2015년에는 통신요금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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