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미일, 2시간30분 3각 릴레이회담…고강도 핵포기 압박
입력 2016-04-01 10:41 
한미일 회담/사진=연합뉴스
한미일, 2시간30분 3각 릴레이회담…고강도 핵포기 압박



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한미일 정상이 31일(미국 현지시간) 3각 연쇄회담을 하고 북한의 핵포기를 고강도로 압박했습니다.

이날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일 정상 연쇄접촉은 한미, 한미일, 미일, 한일 회담 순으로 2시간 30분간 진행됐습니다.

오전 10시35분에 시작해 오후 1시5분까지 릴레이 마라톤 형식으로 이어졌습니다.

한미일 3각 연쇄 회담의 메인 이벤트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였습니다.


이번 정상회의는 북한의 핵 포기를 겨냥한 대북 압박 공조 방침을 재확인하고 추가 도발 위협을 하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시기적으로 북한의 4차 핵실험(1월6일)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2월7일)에 대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가 채택(3월2일)되면서 북핵 압박 차원에서 안보리 이행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된 시점에 한미일 3국이 북한 인권문제까지 거론하면서 고강도 대북 압박 공조에 대한 정상 차원의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입니다.

박 대통령은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직후 언론 발표문을 통해 "3국은 안보리 결의 이행뿐 아니라 각국의 독자 대북제재 조치 시행을 서로 긴밀히 조율해 나가면서 국제사회가 실효적으로 대북 압박을 강화하도록 국제사회와의 연대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든 수출입 화물의 검색 의무화, 광물거래·항공유 공급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270호는 사상 최강의 제재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대로 이행될 경우 대북 압박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은 안보리 결의를 보완할 수 있는 독자 대북 제재까지 취하면서 '북한 옥죄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이 이날 북핵 압박 의지와 국제 공조 방침을 다시 확인한 것은 "핵 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박 대통령)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변할 수밖에 없는 국제적 환경을 만들어 핵ㆍ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판단을 바꾸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른바 '최고 존엄' 문제와 맞물려 북한이 극도로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도 주목됩니다.

한미일 3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확인하는 자리에서 3국 차원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도 언급한 것은 북한이 받는 압박 수위를 크게 높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나아가 북한이 무력시위를 계속하면서 추가도발 위협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또 도발하면 더 강력한 제재와 고립에 직면할 것"(박 대통령)이라고 경고한 것도 한반도 정세 차원에서 유의미하다는 지적입니다.

김일성 생일(4월15일)이나 제7차 당 대회(5월7일부터 개최)를 앞두고 북한이 5차 핵실험 등 4월말∼5월초 사이에 추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추가 도발시 북한이 치러야 할 비용을 높였다는 분석에서 입니다.

나아가 한미일 3국 정상이 먼저 회의를 하고 공동으로 대북 메시지를 보낸 것은 중국에 대한 압박 의미도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미일 정상회의를 주재한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의 안보는 연결돼 있다"면서 3각 안보 협력을 강조한 것을 중국은 견제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큽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10시35분부터 15분간 먼저 조율하고 나서 바로 한미일 3국 정상이 75분 동안(언론 발표 시간 포함) 북한ㆍ북핵 문제를 조율한 뒤 한미 정상이 각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양자회담을 하는 것 역시 중국에 포인트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미 양국은 중국에 대한 북한의 경제적 의존도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북핵 압박 외교의 성패는 중국에 달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박 대통령은 30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감내하기 힘든 단호한 대응이 뒤따를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앞으로도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 줄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도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대북 압박에 대한 적극적 동참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아베 총리와 20분간 회담을 하고 한일 양자간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 방침을 확인했습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간 회담이 이날 오후 1시간가량 진행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은 이날 한미→한미일→한일→한중 정상회담 순으로 모두 3시간10분 정도 릴레이 북핵 외교전을 숨가쁘게 전개한 셈이 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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