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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빅매치] ‘감독’ 지단·엔리케의 엘 클라시코 ROUND 1
입력 2016-04-01 09:48 
지네딘 지단과 루이스 엔리케는 엘 클라시코의 스토리를 풍성하게 만든 주인공들이다. 사령탑 첫 대결에선 누가 주인공이 될까. 사진=AFPBBNews=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2000년대초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간 맞대결을 일컫는 ‘엘 클라시코에서 각 팀의 선봉장을 맡았던 지네딘 지단과 루이스 엔리케가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지략 대결을 펼친다.
결전은 4월3일 새벽 3시 30분(한국시각), 바르사 홈구장 캄누에서 이뤄진다.

지단은 이 경기에서 승리가 간절하다. 지난 1월 부임한 뒤로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 현재 선두 바르셀로나와 벌어진 승점 10점차로 입지가 흔들린다. 캄누에서 반전을 만들지 못하면 천하의 지단도 다음시즌 감독직을 보장받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회장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있으매.
엔리케에게도 엘 클라시코는 중요하다. 지난해 11월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역사적인 4-0 승리를 거머쥐고,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주젭 과르디올라 전 감독 못지않은 신뢰를 얻지만, 한 경기를 통해 팬심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게 바로 엘 클라시코다.
지단은 승리욕을 불태우고자 시계를 2003년 4월로 돌린다. 거기에는 선수 엔리케가 서 있다. 지단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발목을 수차례 건드린 카를레스 푸욜에 복수한답시고 안면을 팔꿈치로 가격한 직후 항의하는 엔리케의 얼굴에도 손을 댔다. 이 장면은 엘 클라시코의 격렬함을 상징했다. 지단의 눈매는 예나 지금이나 날카롭다. 양복을 입고, 기술 지역에서 엔리케를 노려본다는 점이 다를 뿐.
지단이 얼굴 마사지(?)를 하는 장면. 5초 뒤 지단 친위대들이 달려와 지단을 보호했다. 사진=마르카TV 캡쳐

엔리케는 1996년으로 되돌아간다. 1991년부터 레알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그는 돌연 라이벌 구단인 바르사로 이적해 ‘배신자 소릴 들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2004년까지 맹활약하며 ‘레전드로 남았다. 바르사 소속으로 엘 클라시코에 16차례 나서 단 2번밖에 패하지 않았다.(8승 6무) 지단에게 한 대 맞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더 많이 웃었다. 지단이 더 유명했지만, 더 많이 이겼고, 더 많이 우승했다.
감독으로 맞이하는 첫 엘 클라시코. 지단은 부담스럽다. ‘MSN'으로 불리는 메시, 수아레스, 네이마르는 부담 그 자체이고, 컵대회 포함 25경기 무패 중인 철옹성 캄누인 점도 큰 부담이다. 지단은 자신의 마지막 엘 클라시코에서 바르사의 외계인‘ 호나우지뉴가 레알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은 장면을 또렷이 기억한다. 이번에 그 박수가 자신에게로 향했으면 한다.
엔리케도 부담스럽긴 매한가지다. 레알이 0-4 패배의 복수를 위해 벼르고 나올 것이 분명하고, 상대도 MSN 못지않게 화력을 폭발하는 BBC 벤제마, 베일, 호날두를 보유했다. 그중 호날두는 지난해 3월 캄누에서 열린 엘 클라시코에서 동점골을 쏘며 찬물을 끼얹을 뻔했다. 리그 기준 엘 클라시코 최근 5경기에서 4승 1무로 우위를 점했다고는 하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것이 엘 클라시코여서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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