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인수·합병(M&A) 관련 자본시장 성적표가 나왔다. 이천기 대표가 이끄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조단위 메가딜을 휩쓸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회계자문 부문에서는 딜로이트안진이, 법률자문 부문에서는 법무법인 김앤장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31일 매일경제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경영권 인수(바이아웃) 금융자문 부문에서 CS(자문액 5조9056억원)가 발표기준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산업은행(1조4989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1조1308억원) 순이다.
최근 활발한 기업 M&A 열풍에 힘입어 올해 1분기 M&A 시장도 조단위 딜이 잇따랐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대우증권 산은자산운용 패키지를 2조3853억원에 사들인 것을 비롯해 카카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1조8743억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두산공작기계 인수(1조1308억원) 등이 대표 사례다.
CS는 해당 조단위 딜을 비롯해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5152억원) 거래 등을 자문하며 압도적인 실적을 자랑했다. CS는 이천기 대표 지휘 아래 국내 소재 금융사 중 가장 높은 경영효율성을 자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CS는 지난해 임직원 94명이 당기순이익 934억원을 올리며 1인당 당기순이익 9억9300만원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이룬바 있다. CS가 올 1분기 M&A 리그테이블에서 1위를 차지함에 따라 올해도 높은 수익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S가 올 1분기에 거둔 자문실적은 이미 전년도 연간 리그테이블 1위 도이치뱅크 자문실적 9조1809억원 대비 64%에 육박한다.
거래대금이 최종 완납된 완료기준으로는 증권사가 아닌 회계법인 EY한영(3조621억원)이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성사된 2조7915억원 규모 롯데그룹의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 빅딜 자문을 맡아 올해 깔끔하게 마무리한 덕분이다.
M&A 회계자문 부문에서는 딜로이트안진(5조8447억원)이 삼일PwC(4조5703억원), 삼정KPMG(2조2878억원) 등을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안진은 대우증권, 로엔, 라파즈한라시멘트(6300억원) 등의 거래 회계자문을 성공리에 마무리지었다는 평가다.
M&A 법률자문 부문 1위는 전통 강호 김앤장(4조7923억원)이 차지했다. 뒤를 이어 광장(4조1936억원), 세종(3조9051억원) 순이다. 김앤장은 두산공작기계, 라파즈한라시멘트 등의 거래 법률자문을 맡았다.
2분기에도 대형딜들이 줄줄이 예고되어 있다. 현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현대증권 매각, 이랜드의 킴스클럽 매각,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등이 대표 사례다. 아울러 사업 효율성 제고를 위해 매년 잇단 빅딜에 나선 삼성그룹 역시 제일기획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재무구조 개선,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른 재계발 기업 매물 등장으로 인해 올 한해도 M&A 시장은 활기를 띨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용어 설명>
▷ 리그테이블 : 국내 자본시장에서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주식 발행(ECM), 회사채 등 채무증권 발행(DCM)을 주간(자문)하는 시장 참가자 실적을 집계한 자료다. 매일경제신문은 매월 말일 시장 참가자 실적을 바탕으로 리그테이블 순위를 발표한다. 리그테이블은 기업들이 매각·인수 주간사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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