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래미안 블레스티지` 돌풍에 기대 부푼 강남·서초
입력 2016-03-31 17:32  | 수정 2016-03-31 19:40
재건축사업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개포지구 일대 저층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청약이 끝난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강남·서초 지역 공인중개소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올해 '서울 재건축의 메카'로 떠오른 개포 일대에서 분양 포문을 연 '래미안블레스티지'가 평균 33.6대1, 최고 7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자 기대감에 부푼 것이다. 개포는 물론이고 그 일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분위기다.
대출 규제와 주택 경기 기대감 하락 등으로 인해 강남·서초 지역에선 지난해에 비해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반 토막 날 정도로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개포지구를 중심으로 지난달부터 다시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3월 강남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67건으로 2월(256건) 대비 1.5배 정도 늘었고, 서초구 역시 같은 기간 224건에서 276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강남 개포동 아파트는 2월 52건에서 한 달 새 115건으로 거래량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대치동은 22건에서 41건으로, 서초구 잠원동은 38건에서 45건으로 늘었다.
개포시영을 포함해 저층 아파트로 분류되는 주공1~4단지 일대는 직접 입지를 보러온 외지 투자자들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포주공4단지를 찾은 판교에 사는 주부 박 모씨(47)는 "2단지(래미안블레스티지)에 청약을 넣었는데 떨어지면 3단지에도 청약을 넣을 것"이라며 "둘 다 떨어지면 분양권을 살지 아니면 다른 단지에 투자할지 고민이라 발품을 팔러왔다"고 말했다.
래미안블레스티지에 이어 일반분양에 들어가는 것은 '디에이치개포(3단지 재건축)'다. 일반분양 물량은 73가구(총 1320가구)로 적지만 3.3㎡당 분양가가 최고 4300만원 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1단지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규모로 따지면 개포지구에서 맏형 격인 단지로 일반분양분도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이 재건축을 맡아 6642가구로 다시 짓는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2월까지만 해도 호가가 낮게는 500만~2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이제는 가격선을 회복하는 분위기"라며 "저층 단지 중 사업이 가장 느린 개포주공1단지는 지난달 들어 높게는 5000만원가량 시세가 뛰었다"고 말했다.
전용면적 35㎡형은 2월까지 6억7000만~6억9000만원 선이었지만 지금은 7억4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개포시영은 2017년 상반기 일반분양(204가구) 예정으로 삼성물산이 총 2294가구 규모로 다시 짓는다.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4단지는 지난달 조합원 평형 신청이 끝난 상태로 총 3256가구로 다시 지어질 예정이다. 다만 조합원들이 내야 하는 추가 분담금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적지 않다.
'재건축은 속도전'이라는 말이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에서 인근 강남·서초 일대 조합들 발걸음도 바빠졌다. 개포지구 인근 대치동에서는 용적률 250%를 받아 16층 아파트 6개동으로 탈바꿈할 예정인 단독주택촌 구마을3지구(2만1848㎡ 면적)가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한 후 사업시행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1지구도 곧 시공사를 정할 예정이다. 1지구 인근 C공인 관계자는 "대지지분이 66㎡인 다세대연립은 3.3㎡당 매매가가 3800만~4000만원 선"이라고 말했다.
서초구청 등에 따르면 신반포3차는 최근 재건축 후 층수를 35층으로 하는 정비계획안을 내놓고 지난달 31일부터 주민공람에 들어갔다.
조합 관계자는 "45층으로 짓는다는 계획도 있었지만 한강변 고층 아파트 건축에 대해서는 입장을 확고히 한 서울시와 대치하며 시간만 끌기보다는 사업을 빨리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지만 단지별로는 주의할 대목도 있다. 공인중개소들에 따르면 지난달 초 전매제한 기간이 끝난 '대치SK View'는 분양권에 붙은 웃돈 호가가 7000만원 선이지만 거래가 한 건 정도에 그쳤다.
지난해 서울 재건축 시장을 달궜던 반포·잠원동 일대 역시 '신반포 자이' 분양권 거래가 2월 70여 건이었는데 현재는 30건 정도로 줄었다.
고준석 신한은행 PWM 프리빌리지 센터장은 "개포지구와 인근 대치동을 중심으로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은 개발 호재 외에 '대단지 프리미엄'이 있기 때문"이라며 "고분양가 추세 속에서는 분양권 전매차익이 많이 나기 힘들고 재건축 일반분양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공급 측면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오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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