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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방송진단] ‘음악의 신2’, 모큐멘터리의 본분은 어디로 갔을까
입력 2016-03-31 10:02 
[MBN스타 유지훈 기자] ‘음악의 신이 오랜 기다림 끝에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첫 방송부터 다소 아쉬운 부분이 두드러졌다.

지난 30일 오전 네이버TV 캐스트에서는 Mnet 예능프로그램 ‘음악의 신2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8분 남짓 분량의 두 에피소드에는 이전 시즌이 끝난 후 이상민의 근황을 비롯해 새로운 인물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담겼다.

이날 영상에서 이상민은 정돈된 사무실에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사무실을 누볐지만 이는 잠시뿐이었다. 현실 속 이상민은 비원에이포(B1A4) 진영을 프로듀서로 영입하기 위해 면접을 보다가 사무실의 진짜 사장이 등장해 쫓겨나고 말았다. 그는 진영을 섭외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사무실이 없어 거리를 전전긍긍하게 됐다.

사진=음악의 신2 캡처
탁재훈의 등장도 이어졌다. 그는 뮤지와 함께 이상민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거리에 내앉은 이상민의 처지를 보고 자숙 더 할 걸 그랬다. 미리 컴백한 홍철이와 수근이가 부럽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동네 불량배들에게 지금 방송 나올 수 있냐”며 무시를 당했고 백영광은 그들과 욕을 섞어가며 설전을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정말 그들에게 사무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던 것 뿐. 김가은은 비서에서 김총무가 됐고 고문인 이수민은 연습생 김지향으로 대체됐다. 나인뮤지스 경리는 경리로 등장해 나인뮤지스 계약 끝나기 전에 살길 찾으려고 활동 안 할 때는 박경리 경리로 살고 있다”는 다소 엉뚱한 이유를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LSM엔터테인먼트는 탁재훈의 합류로 이상민의 L, 탁재훈의 T, 엔터테인먼트의 E를 따 LTE라는 새 이름을 가지게 됐다. 그들은 매니저 백영광 때문에 사무실에서 다방 여성을 불러 커피를 마시는 황당한 상황에 처했고 여기에 쥐까지 등장해 앞으로의 활동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사진=음악의 신2 캡처
이날 방송은 시즌1의 ‘병맛 코드가 남아있었지만 여러 가지 아쉬움도 존재했다. 바로 모큐멘터리(‘흉내내다, 놀리다는 의미의 모크(mock)와 다큐멘터리(documentary)를 합성한 단어)적인 측면이 다소 사라진 것. LSM엔터테인먼트가 실존한다는 배경은 시청자로 하여금 ‘어디까지가 진짜일까하는 의문을 품게 하는 재미요소였다. 제작진은 두 번째 에피소드 만에 이 요소를 갈아엎고 LTE라는 생소한 기획사를 만들어 버렸다.

시즌1의 팬이라면 기억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백영광이 폭죽을 고압선에 쏘다가 건장한 체격의 남자에게 혼나는 과정이다. 이 장면은 제작진이 개입한 것인지 밝혀지지 않았고 촬영 중 예상치 못하게 벌어진 일처럼 편집됐다. 모큐멘터리를 보는 시청자는 이런 알쏭달쏭한 부분에서 가장 큰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이날 방송분에서 제작진은 백영광과 욕했던 청년들이 제작진이 섭외 했다는 것을 공개했다.

이는 앞으로 출연진에게 닥칠 여러 가지 황당한 상황에 제직진이 개입했다는 의심을 품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물론 탁재훈이 이 모든 것을 알고 황당해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냈지만 앞으로 ‘음악의 신2를 보는 재미를 반감시킨다. 그리고 회의 도중 갑자기 나타난 쥐 역시 정말 사무실에 사는 쥐라고 보기에는 느리고 사람을 두려워하는 기색도 없었다. 제작진이 개입했다는 의심이 충분히 드는 대목이다.

모큐멘터리는 시청자는 물론 출연자까지 속이는 것이 가장 큰 재미요소다. 그러나 ‘음악의 신2는 시작과 동시에 이런 재미를 반감시키는 측면이 두드러졌다. 첫 방송이기 때문에 부족했다고 볼 수 있지만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팬들은 기대가 컸을 것이다. ‘음악의 신은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다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날 공개된 영상은 이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한 셈이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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