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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상한다" 추신수, 볼티모어 김현수 홀대에 `분노`
입력 2016-03-31 04:37  | 수정 2016-03-31 10:04
추신수는 김현수가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에서 홀대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분노했다. 사진= 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자존심이 상한다." 추신수(33)는 후배 야구선수 김현수(28)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겪고 있는 고난을 떠올리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추신수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구단 훈련 시설에서 MK스포츠와 만난 자리에서 "자존심이 상한다"며 볼티모어 구단이 김현수를 홀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현수는 주전 좌익수 자리를 낙점받고 시범경기에 출전했지만, 16경기에서 44타수 8안타 2타점 1볼넷 6삼진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남겼다.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자 댄 듀켓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은 그를 25인 개막 로스터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제는 그 과정이다. 정확하게 밝혀진 계약 내용은 없지만, 김현수의 계약에는 구단에서 마음대로 마이너리그에 내릴 수 없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경우 구단은 김현수를 25인 명단에 포함시키거나, 그게 싫다면 웨이버 절차를 거쳐 다른 팀으로 이적, 혹은 마이너리그로 보내야 한다. 선수가 동의할 경우 웨이버 과정 없이 마이너리그로 이관시킬 수 있다. 오리올스 구단이 원하는 경우다.
오리올스는 "선수를 설득해 마이너리그로 가게 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선수에게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기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언론을 통해 김현수의 한국 유턴 가능성을 흘리며 한국 구단들의 반응을 '간보는' 행위도 했다. 과도한 언론플레이로 선수 입지를 흔드는 모습이다.
일반적인 단장의 할 일은 언론의 루머를 차단하는 것이지만, 듀켓 단장은 루머를 양산하고 있다. 30일에는 먼저 '김현수가 25인 명단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뒤 '마이너리그로 보내기 위해서는 선수와 상의해야 한다'며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사안을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추신수는 트리플A에서 준비할 시간을 주겠다는 듀켓 단장의 생각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주고 데려왔으면 메이저리그에서 써야 한다. 1~2개월 정도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김현수를 25인 명단에 들게 하는 것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마이너리그에는 구단 유망주들이 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김현수가 트리플A로 내려간다 하더라도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볼티모어 지역 언론 '볼티모어선'도 지적한 내용이다.
추신수도 다른 구단의 문제인 만큼, 김현수와 오리올스 구단 사이에 어떤 계약이 존재하고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맏형인 그는 대표팀 시절 함께했던 동료이자 후배가 한국에서 쌓은 경력을 한순간에 무시받는 것에 대한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선수가 10년간 쌓은 경력을 16경기만 보고 폄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범경기에서 보인 모습만 갖고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일임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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