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간이나 신장 삽니다"…알고 보니 '먹튀'
입력 2016-03-30 08:59  | 수정 2016-03-30 13:05
【 앵커멘트 】
잘못된 생각이지만 형편이 어려워 자신의 몸 일부까지 팔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절박한 사람들의 처지를 악용해 벼룩의 간을 빼먹은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이재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지하철 공중화장실 안.

신장 이식이라고 써놓은 글자와 전화번호가 눈에 띕니다.

신체 일부 중 특정 장기를 산다는 광고 글입니다.

장기를 팔려고 전화를 걸어온 사람에겐 장기 하나당 1억 원이 넘는 돈을 주겠다며 유혹합니다.


- "돈은 얼마 받을 수 있나요?"
- "신장은 지금 1억 5천만 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고요."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안 모 씨는 이런 광고 글을 보고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을 현혹해 사기 행각을 벌였습니다."

장기를 사고파는 일은 모두 불법이지만 인생의 막다른 길에 몰린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안 씨는 검사 비용으로 많게는 3백만 원에 이르는 돈만 챙긴 뒤 잠적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자
- "종합검진을 한다고 돈을 보내라고 해서 보냈어요. 그리고 만나기로 했는데 아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안 씨가 지난 5개월간 20여 명으로부터 가로챈 돈은 모두 4천500만 원.

▶ 인터뷰 : 배상규 / 경기 안양만안경찰서 여청수사팀장
-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을 속이고 돈을 지급받은 사기입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나 돈이 없는 무직자들입니다."

구속된 안 씨가 빼앗은 것은 단순한 돈이 아닌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의 마지막 희망이었습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 jay8166@mbn.co.kr ]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