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폭발사고 "사고 원인 조사와 복구에 꽤 시간 걸릴 것"

대전 폭발사고 "사고 원인 조사와 복구에 꽤 시간 걸릴 것"



"집에 누워 있는데 쾅하더니 지진 난 것처럼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와르르…"

29일 오후 대전 동구 한 빌라 3층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 당시 맞은편 빌라 자신의 집에 있던 박모(70·여)씨는 '폭탄이 터진 줄 알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사고는 이날 오후 1시 52분께 발생했는데, 30분을 넘긴 2시 30분께까지도 박씨의 손은 심하게 떨렸습니다.

"유치원에 간 손자가 올 시간이었는데, 하마터면 더 큰 일 날 뻔했다"는 박씨 주변에는 일대 주민 20여명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현장을 지켜봤습니다.

바닥에 널브러진 건물 잔해와 유리 조각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습니다.

사고가 난 빌라는 폭탄을 맞은 듯 외벽에 그을음이 잔뜩 묻은 채 완전히 부서져 앞에서 뒤쪽 건물이 훤히 보였습니다.

건물 아래 주차된 차량 10여대도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습니다.

폭발 위력은 이 일대 빌라와 상가 베란다와 에어컨 실외기를 박살 낼 만큼 컸습니다. 10여ｍ 떨어진 빌라 2층 이모(33·여)씨의 안방에 베란다 창문 유리 파편이 수북이 쌓일 정도였습니다.

이씨는 "굉음과 함께 지진이 난 것처럼 건물이 흔들렸다"며 "너무 놀라서 두 살배기 아이를 둘러업고 소리치며 밖으로 뛰어나왔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맞은편 빌라 3층 주민의 집 방에는 출입문 손잡이로 보이는 물체가 나뒹굴었습니다. 베란다 창문은 이 물체가 뚫고 나온 흔적을 그대로 보여주듯 둥글게 깨진 모양만 남았습니다.

폭발 여파는 사고가 난 지 수 시간이 지났는데도 현재진행형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1982년 건축돼 지어진 지 34년 된 이 건물 외벽재는 다소 강한 바람이 불면 하나둘 뚝뚝 떨어졌습니다.

건물 붕괴 우려까지 있어 경찰과 소방 조사반 측도 현장 접근이 조심스럽다고 전했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인근 주민을 대피토록 하는 한편 주변을 통제하고 안전 조처를 하고 있다"며 "사고 원인 조사와 복구에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고로 빌라 안에 있던 이모(53)씨는 폭발과 함께 발생한 불로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어 화상전문치료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옆 동에 사는 주민 김모(73·여)씨는 머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에 의해 20분 만에 꺼졌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단 가연성 가스가 폭발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동구청 측은 건물 안전진단을 진행하는 한편 당장 숙식을 해결해야 할 35가구의 이재민을 위해 인근 교회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습니다.

구청 한 관계자는 "일대 주민을 상대로 피해 상황과 당분간 머물 곳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며 "교회 목사님의 도움으로 임시 숙소를 마련한 만큼 복구 전까지 주민을 이곳에 머물 수 있도록 적십자사와 함께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