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김제 벽골제 수문 , '구조· 축조방법' 밝혀져…
입력 2016-03-29 14:58 
김제 벽골제 수문/사진=연합뉴스
김제 벽골제 수문 , '구조· 축조방법' 밝혀져…



우리나라 최고(最古), 최대(最大)의 수리시설인 김제 벽골제 수문 구조의 비밀이 풀렸습니다.

문화재청은 전북문화재연구원(이사장 최완규)이 이달 초순부터 전북 김제 부량면 신용리 219-5번지 일원에서 진행 중인 발굴조사를 통해 벽골제 수문 중 하나인 '중심거'(中心渠)의 형태와 축조방법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중심거는 장생거(長生渠), 경장거(經藏渠)와 함께 조선시대 초기에 축조된 벽골제 수문으로, 수문 전체가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벽골제에는 수문 다섯 개가 있다고 기록돼 있는데, 현존하는 것은 중심거, 장생거, 경장거뿐입니다. 나머지 두 개는 제방 끝에 있었다고 전하나 경작 활동으로 인해 사라졌습니다.


이번에 파악된 중심거의 잔존 규모는 길이 17.7m, 너비 14.8m입니다.

중심거 중간에는 거대한 나무판을 끼워서 세울 수 있는 길쭉한 돌인 하인방석(下引枋石) 있습니다.

양쪽에 돌기둥이 있는 하인방석은 길이 4.2m, 너비 0.8m이며, 가운데에 기다랗게 '철'(凹) 자형 홈이 있습니다.

중심거는 하인방석을 기준으로 물을 끌어들여 가두는 도수로(導水路)와 물을 내보내는 방수로(放水路)로 나뉩니다.

도수로와 방수로는 바닥에 사람 머리 크기의 돌덩이를 무질서하게 쌓은 뒤 길이 1∼1.5m의 얇은 박석을 깔아 만들었습니다.

수로 양편에는 석벽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는 도수로에만 길이 1∼2m의 직사각형 화강암 석재를 이층으로 쌓은 석축이 일부 남아 있습니다.

또 방수로는 물이 원활하게 흘러나갈 수 있도록 하인방석에서 멀어질수록 폭이 넓어지는 사다리꼴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전북문화재연구원은 중심거 수문의 형태가 중국 상하이 우쑹강(吳松江) 하구에 있는 지단원원대수갑(志丹苑元代水閘) 유적과 매우 유사하고, 흙을 쌓아올리는 성토기법이 일본 사야마이케(狹山池)와 동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만강 전북문화재연구원 책임조사원은 "중심거는 지난 2013년 존재가 알려졌으나, 이번 발굴조사로 구조가 완전히 밝혀졌다"면서 "올해는 중심거와 경장거를 중점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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