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가입금액 기준으로 ISA에서는 증권이 은행을,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반대로 은행이 증권을 넘어섰다. ISA는 2주 전인 지난 14일 선보였으며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지난달 29일 출시해 꼭 한달이 됐다.
지난주 ISA 가입자수는 은행이 23만4018명(87.3%)에 달해 증권 3만3870명(12.6%)을 여전히 압도했다. 다만 ISA 출시 첫날 은행 가입자 수가 97%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완화된 수치다. 특히 증권은 1인당 가입금액에 있어 출시 당시와 비슷하게 10배 가까운 우위(증권 300만원, 은행 35만원)를 유지하며 지난주 금액(증권 1091억원, 은행 966억원) 기준에서 은행을 근소한 차로 따돌렸다. 2주 누적 수치로 보면 은행과 증권사는 가입자수 기준 91.9% 대 8%, 전체 금액 기준 56.8% 대 43.1% 비중을 보였다.
반면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에서는 반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비과세 해외펀드 가입자수는 증권사가 6579명으로 은행 5731명을 앞섰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은행이 293억원을 기록해 262억원에 그친 증권사를 3주째 근소하게 따돌렸다. 한달 누적 수치로 보면 은행과 증권사는 가입자수 기준 47.7% 대 50.9%, 전체 금액 기준 50.1% 대 48.1%로 ‘백중세다. 다만 지난 2007년 출시됐을 당시 첫날에만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은데 비해 올해 비과세 해외펀드는 한달 누적 금액이 2100억에 불과해 글로벌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실제 해외주식형 펀드의 1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3.6%를 기록했지만 연초 이후로 따져보면 -8.1%의 손실을 냈다. 또 은행과 증권사들이 ISA 활성화에만 주력하면서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가 뒤로 밀린 영향도 있다
특히 은행권 ISA의 경우 1인당 가입금액이 증권사에 비해 현저히 적은 이유로 1만원 미만 ‘깡통계좌가 직원 청탁 등으로 무분별하게 양산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 금융위는 이와 관련해 은행 직원의 권유로 친척·지인들이 가입한 계좌일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추후 가입자의 판단과 상황에 따라 ISA 취지에 맞게 자산관리되는 진성계좌로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원론적인 해명에 그쳤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은행연합회에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만 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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