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난 민심, 텃밭은 없다...새누리 TK·더민주 호남 지지율 하락
입력 2016-03-28 16:38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광주·전라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각 당의 구심점이 돼야할 핵심 지역이 흔들리자 당 안팍에선 ‘총선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28일 발표한 주간집계에 따르면 새누리당 TK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4%포인트 급락(70%→56%)했다. 박근혜 대통령 TK지역 지지율도 지난주 대비 14.3%포인트 추락(69.9%→55.6%)했다. 더민주는 호남 지역에서 지난주에 비해 6.1%포인트 내린 28.7%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더민주와의 격차(38.6% - 28.7%)를 9.9%포인트 차이로 벌렸다.
◆TK, 유승민 탈당 여파...새누리당 총선 먹구름?
박 대통령의 TK지역 지지율 급락은 벼랑끝 대치끝에 가까스로 봉합됐던 ‘공천 갈등 탓이 크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간 힘겨루기 끝에 비박계 의원 다수 탈락했다. 특히 박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있었던 유승민 후보(3선·대구동을)는 당이 공천 발표를 계속 미루자 결국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당을 떠났다.
전문가들은 유 의원의 탈당을 TK지역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고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공천 갈등 끝에 정적을 쳐내듯이 유 후보를 당바깥으로 밀어낸 모습이 대구지역민들의 반감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유 의원의 대구동을을 무공천 지역으로 지정한 선택이 추가 하락을 막아줬다는 평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사실상 유 후보를 살려준 결단으로 새누리당은 최악의 상황을 피한 셈”이라며 더이상 떨어질 것 같지 않지만 반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했다.

집권 후 최저치를 기록한 TK 지역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총선에도 큰 충격파가 될 전망이다. ‘박심(朴心)=민심인 대구에서의 지지율 하락은 추경호(대구 달성군), 정종섭(대구 동갑) 등 진박(眞朴) 후보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은 무소속 후보들과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이택수 대표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 진박 후보들이 무소속 후보들에게 초반 기세 싸움은 밀린 걸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TK 정서상 추가 하락은 쉽지 않지만 반등에 실패할 경우 진박 후보들에게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또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TK지역이 흔들릴 경우 수도권 등 격전지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결국 수도권 표심이 관건”며 총선이란 특수상황상 조그마한 변수가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안 생긴 호남 민심, 여야 ‘구태 정치에 국민의당 선택
호남 지지율은 국민의당 창당 전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수년 동안 ‘호남의 여당이었던 더민주에게 국민의당이라는 경쟁자가 생겨서다. 지지율 추이를 보면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구태 정치를 답습했을 때 국민의당 지지율이 반등했다. 기성 정치를 상징하는 양당에 대한 실망이 국민의당을 향한 기대감으로 바뀐 것이다.
여야의 공천 파동이 극에 달한 최근 2주 동안 국민의당 지지율은 상승세(11.1%→14%)를 타고 있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더민주와 새누리당이 동반 급락한 지난 24일 수도권(8.3%포인트)과 중도층(5.1%포인트)에서 큰 폭으로 올랐다.
더민주 현역에 대한 불신과 친노무현·친문재인 세력에 대한 반감이 지역 민심 뿌리 깊이 자리잡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를 대신해 김종인 대표가 광주와 전라도 유세에 나서는 이유다. 김 대표에 대한 호남 민심이 불안정해 역효과가 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호남 ‘재탈당 과 ‘복당 행렬이 이어지면서 판세는 또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당 경선에서 탈락한 김승남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과 해당 지역 기초의원들은 이날 더민주 복당을 시사했다.
이번 리얼미터 주간집계는 지난 21일부터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22명을 대상으로 실시(응답률 4.7%)했고,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추동훈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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