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부쩍 상승세를 보였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4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설이 제기되면서 주춤하고 있다. 달러화 대비 원화값 상승세가 멈춰 환차익 기대감이 줄어들면 외국인들이 우리 증시에서도 또다시 주식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글로벌 펀드분석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3월 17~23일)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 11억달러 규모 순유출이 발생했다.
한국 등 신흥국 주식형펀드에는 29억달러가 순유입됐지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주식형펀드에서 40억달러의 순유출이 나타났다.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은 4주 만에 처음이다. 직전 3주 동안에는 위험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신흥국과 선진국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동반 유입됐다.
그동안 신흥국 주식형펀드로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은 지난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며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위험자산 기피현상에 따라 신흥국 주식형펀드로부터 지속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했는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신흥국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턴'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지난 23일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이 4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홍콩 항셍, 영국 FTSE100, 미국 S&P500 등 지수가 최근 다시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도 25일 외국인이 11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멈추고 424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3일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단기적으론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달러 약세를 틈타 환차익을 얻고자 한 투자자들이 신흥국 주식형펀드에 자금을 넣었다"며 "이제는 미국 금리 4월 인상론 때문에 당분간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한국 등 신흥국 주식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름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최근 3거래일 동안 주춤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가격이 다시 4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도 추가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유가의 움직임과 위험자산 선호 강도는 대체로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며 "유가가 다시 30달러 수준으로 내려간다면 연초 나타났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지표 또한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세계 교역 감소로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계속해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미국 3월 제조업 PMI 잠정치는 51.4로 전망치 51.8을 하회했다. 독일은 50.4로 전월 50.5에서 하락했고 프랑스도 1월 50, 2월 50.2를 기록했으나 3월 49.6으로 후퇴했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이후로 12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 한국도 같은 기간 지난해 12월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50을 하회했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는 침체 또는 미약한 회복에 그치고 있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현재까지 발표된 지표상으로는 제조업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스피 일부 업종·종목에서는 차익 실현 움직임이 관측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600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나타났지만 개별 종목 거래에서는 4600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이후 철강·조선·에너지·증권·건설 업종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이들 업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신흥국 증시로 당분간 계속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에서 금리 인상 논의가 나오는 것은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은 기본적으로 신흥국에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흥국 주식에는 계속 자금이 흘러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7일 글로벌 펀드분석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주(3월 17~23일)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 11억달러 규모 순유출이 발생했다.
한국 등 신흥국 주식형펀드에는 29억달러가 순유입됐지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주식형펀드에서 40억달러의 순유출이 나타났다.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된 것은 4주 만에 처음이다. 직전 3주 동안에는 위험자산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신흥국과 선진국 주식형펀드에 자금이 동반 유입됐다.
그동안 신흥국 주식형펀드로 많은 자금이 유입된 것은 지난 17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며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위험자산 기피현상에 따라 신흥국 주식형펀드로부터 지속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했는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신흥국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턴'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지난 23일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인사들이 4월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홍콩 항셍, 영국 FTSE100, 미국 S&P500 등 지수가 최근 다시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도 25일 외국인이 11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멈추고 424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3일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단기적으론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달러 약세를 틈타 환차익을 얻고자 한 투자자들이 신흥국 주식형펀드에 자금을 넣었다"며 "이제는 미국 금리 4월 인상론 때문에 당분간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한국 등 신흥국 주식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름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가 최근 3거래일 동안 주춤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배럴당 가격이 다시 4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도 추가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유가의 움직임과 위험자산 선호 강도는 대체로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며 "유가가 다시 30달러 수준으로 내려간다면 연초 나타났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지표 또한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세계 교역 감소로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계속해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미국 3월 제조업 PMI 잠정치는 51.4로 전망치 51.8을 하회했다. 독일은 50.4로 전월 50.5에서 하락했고 프랑스도 1월 50, 2월 50.2를 기록했으나 3월 49.6으로 후퇴했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이후로 12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 한국도 같은 기간 지난해 12월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50을 하회했다.
삼성선물 관계자는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는 침체 또는 미약한 회복에 그치고 있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이 반등 조짐을 보였으나 현재까지 발표된 지표상으로는 제조업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코스피 일부 업종·종목에서는 차익 실현 움직임이 관측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600억원의 프로그램 순매수가 나타났지만 개별 종목 거래에서는 4600억원의 순매도가 발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이후 철강·조선·에너지·증권·건설 업종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상황"이라며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이들 업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신흥국 증시로 당분간 계속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에서 금리 인상 논의가 나오는 것은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인플레이션은 기본적으로 신흥국에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흥국 주식에는 계속 자금이 흘러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