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준우승→이듬해 우승. 삼성의 방정식이다. 그렇기에 ‘Again 2011을 외쳤던 삼성인데, 그 희망을 키워도 좋을까. 일단 14년 만에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27일 라이온즈파크에서 SK를 11-1로 완파했다. 자력 1위에 1승을 남겨뒀던 삼성은 수원 롯데-kt전 결과에 관계없이 ‘헹가래를 했다. 최종 성적은 11승 5패. 지난 2002년 7승 4패로 현대와 공동 1위를 한 이후 14년 만의 시범경기 1위다. 단독 1위는 1996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의외로?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다. 삼성은 어느 해보다 전력 누수가 심했다. 윤성환과 안지만마저 1군 합류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여론은 여전히 싸늘했고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그러나 삼성은 삼성이다. 안정된 마운드와 화끈한 타선을 앞세워 당당히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은 팀 평균자책점 3.74(137이닝 65실점 57자책)로 kt(3.87), SK(3.89)을 제치고 가장 짠물 투구를 펼쳤다. 팀 타율도 .298(547타수 163안타)로 10개 구단 중 가장 뜨거웠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차우찬은 2경기 9이닝 무실점으로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의문부호가 따랐던 웹스터와 발디리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느낌표를 찍었다. 4번타자 최형우는 시범경기에서만 5개의 아치를 그렸으며 백상원(.421)과 박해진(.393), 성의준(.350), 구자욱(.346), 배영섭(.324) 등 젊은 선수들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새 마무리 후보 심창민을 비롯해 김동호, 박근홍, 임현준, 장필준, 조현근, 정광운 등은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가장 놀라운 건 kt의 선전이다. kt는 지난해 최하위에 그쳤다. 시범경기 순위도 9위. 그런데 5연승을 내달리며 10승 1무 5패로 2위를 차지했다.
kt는 홈런군단이 됐다. 23개로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렸다. 20개 이상을 기록한 건 kt가 유일하다. 김사연은 6개를 날리며 쟁쟁한 거포들을 제치고 깜짝 홈런 1위에 올랐다. 김사연의 지난해 홈런은 7개였다. 김사연 외에도 김상현(5개), 문상철(4개)가 홈런 쇼에 동참했다.
조심해야 할 kt의 마법은 ‘투수력이다. 팀 평균자책점 3.87로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3일 광주 KIA전 이후 5경기에서 10실점만 기록했다. 영봉승만 2번이었다. 1년 전만 해도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지만, 정대현과 정성곤의 폭풍 성장 속에 선발 자원만 6명을 확보했다.
NC는 2번째 시범경기(201년)에서 공동 2위를 했다. 그리고 그 해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kt의 행보를 눈여겨 볼만 하다.
예상대로 ‘우승후보 두산과 NC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범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더딘 행보였지만, 두터운 선수층 속에 타선이 살아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3년 연속 시범경기 톱3에 오른 두산은 ‘화수분의 힘을 보여주며 팀 타율 .286으로 2위에 올랐다. 또한,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장원준과 이현승은 여전히 든든했다.
NC는 시범경기 막판 4연승을 내달리며 5할 승률로 마감했다. 시차 적응을 마치니 펄펄 날기 시작했다. 잠잠하던 타선이 폭발했다. 홈런도 펑펑. 이호준과 나성범은 각각 4개와 3개의 아치를 그렸다. 외국인선수(테임즈 .158/해커 6.48/스튜어트 6.89)가 부진하나, 그들의 클래스는 이미 입증됐다. 김경문 감독도 개의치 않아 한다.
하위권 후보로 분류되는 넥센은 9위를 기록했다. 최종 성적표는 5승 1무 10패. 롯데(3승 3무 11패)만이 그 밑에 있을 뿐이다.
밴헤켄을 대신할 코엘로는 아직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으며, 박병호와 유한준이 떠난 타선도 떨어진 무게감을 절감했다. 팀 타율 .246으로 팀 타율 최하위. 홈런도 9개로 유일하게 한 자릿수다.
다만 염경엽 감독이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힘을 쏟겠다고 선언했던 마지막 주, 넥센은 3승 3패를 기록했다.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도 경험했다. 롯데가 그 주에 마운드 붕괴와 함께 6연패를 하며 쓰러진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SK 또한 뒷문 불안 속 5연패로 마감했다.
마지막으로 순위 다툼은 예상대로 치열했다. 6개 팀이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경기가 꽤 많았다. 절대 1강은 없었다. 삼성도 혼이 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성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10개 팀은 새 얼굴을 점검하는 등 힘을 어느 정도 뺀다. 시범경기 1위 팀이 정규시즌 1위를 한 건 2007년의 SK가 마지막이다. 또한, 2008년 이후 해마다 시범경기 하위권 팀들 가운데 정규시즌 2위 이내 팀이 나왔다. 올해도 봄과 가을 사이, 180도로 변신할 팀이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삼성은 27일 라이온즈파크에서 SK를 11-1로 완파했다. 자력 1위에 1승을 남겨뒀던 삼성은 수원 롯데-kt전 결과에 관계없이 ‘헹가래를 했다. 최종 성적은 11승 5패. 지난 2002년 7승 4패로 현대와 공동 1위를 한 이후 14년 만의 시범경기 1위다. 단독 1위는 1996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의외로?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다. 삼성은 어느 해보다 전력 누수가 심했다. 윤성환과 안지만마저 1군 합류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여론은 여전히 싸늘했고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그러나 삼성은 삼성이다. 안정된 마운드와 화끈한 타선을 앞세워 당당히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은 팀 평균자책점 3.74(137이닝 65실점 57자책)로 kt(3.87), SK(3.89)을 제치고 가장 짠물 투구를 펼쳤다. 팀 타율도 .298(547타수 163안타)로 10개 구단 중 가장 뜨거웠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차우찬은 2경기 9이닝 무실점으로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의문부호가 따랐던 웹스터와 발디리스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느낌표를 찍었다. 4번타자 최형우는 시범경기에서만 5개의 아치를 그렸으며 백상원(.421)과 박해진(.393), 성의준(.350), 구자욱(.346), 배영섭(.324) 등 젊은 선수들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새 마무리 후보 심창민을 비롯해 김동호, 박근홍, 임현준, 장필준, 조현근, 정광운 등은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가장 놀라운 건 kt의 선전이다. kt는 지난해 최하위에 그쳤다. 시범경기 순위도 9위. 그런데 5연승을 내달리며 10승 1무 5패로 2위를 차지했다.
kt는 홈런군단이 됐다. 23개로 가장 많은 홈런을 터뜨렸다. 20개 이상을 기록한 건 kt가 유일하다. 김사연은 6개를 날리며 쟁쟁한 거포들을 제치고 깜짝 홈런 1위에 올랐다. 김사연의 지난해 홈런은 7개였다. 김사연 외에도 김상현(5개), 문상철(4개)가 홈런 쇼에 동참했다.
조심해야 할 kt의 마법은 ‘투수력이다. 팀 평균자책점 3.87로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23일 광주 KIA전 이후 5경기에서 10실점만 기록했다. 영봉승만 2번이었다. 1년 전만 해도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지만, 정대현과 정성곤의 폭풍 성장 속에 선발 자원만 6명을 확보했다.
NC는 2번째 시범경기(201년)에서 공동 2위를 했다. 그리고 그 해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kt의 행보를 눈여겨 볼만 하다.
두산은 시범경기 3위를 차지했다. 3년 연속 톱3에 올랐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예상대로? 예상대로 ‘우승후보 두산과 NC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범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더딘 행보였지만, 두터운 선수층 속에 타선이 살아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3년 연속 시범경기 톱3에 오른 두산은 ‘화수분의 힘을 보여주며 팀 타율 .286으로 2위에 올랐다. 또한,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장원준과 이현승은 여전히 든든했다.
NC는 시범경기 막판 4연승을 내달리며 5할 승률로 마감했다. 시차 적응을 마치니 펄펄 날기 시작했다. 잠잠하던 타선이 폭발했다. 홈런도 펑펑. 이호준과 나성범은 각각 4개와 3개의 아치를 그렸다. 외국인선수(테임즈 .158/해커 6.48/스튜어트 6.89)가 부진하나, 그들의 클래스는 이미 입증됐다. 김경문 감독도 개의치 않아 한다.
하위권 후보로 분류되는 넥센은 9위를 기록했다. 최종 성적표는 5승 1무 10패. 롯데(3승 3무 11패)만이 그 밑에 있을 뿐이다.
밴헤켄을 대신할 코엘로는 아직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으며, 박병호와 유한준이 떠난 타선도 떨어진 무게감을 절감했다. 팀 타율 .246으로 팀 타율 최하위. 홈런도 9개로 유일하게 한 자릿수다.
다만 염경엽 감독이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힘을 쏟겠다고 선언했던 마지막 주, 넥센은 3승 3패를 기록했다.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도 경험했다. 롯데가 그 주에 마운드 붕괴와 함께 6연패를 하며 쓰러진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SK 또한 뒷문 불안 속 5연패로 마감했다.
마지막으로 순위 다툼은 예상대로 치열했다. 6개 팀이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진 경기가 꽤 많았다. 절대 1강은 없었다. 삼성도 혼이 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성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10개 팀은 새 얼굴을 점검하는 등 힘을 어느 정도 뺀다. 시범경기 1위 팀이 정규시즌 1위를 한 건 2007년의 SK가 마지막이다. 또한, 2008년 이후 해마다 시범경기 하위권 팀들 가운데 정규시즌 2위 이내 팀이 나왔다. 올해도 봄과 가을 사이, 180도로 변신할 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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