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 떠도는 자신에 관한 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국내에서도 곧 도입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오후 잊혀질 권리 보장과 관련해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안)세미나를 열고 정부 초안을 공개한다.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잊혀질 권리(the right to be forgotten)‘의 도입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과 함께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방통위는 잊혀질 권리의 국내 도입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용자 본인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기주 상임위원은 이날 이번 공개 세미나가 이용자 본인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동시에 표현의 자유 침해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합리적 방안이 도출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날 의견을 수렴해 4월중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프랑스 정부는 인터넷에서 남아있는 자신의 정보를 삭제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터넷 기업 구글에게 첫 벌금을 부과했다. 구글이 프랑스내 검색엔진에서만 정보를 삭제하고 다른 나라 도메인에 남아있는 정보는 삭제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구글은 여전히 ‘알권리 침해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잊혀질 권리의 보호 범위를 둔 논쟁이 전세계적으로 달아오를 전망이다.
뉴욕타임즈·로이터통신 등은 24일(현지시간) 프랑스 국가정보위원회(CNIL)가 미국 인터넷 기업인 구글에 대해 ‘잊혀질 권리를 충분히 수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0만 유로(한화 1억3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사법재판소는 지난 2014년 5월 인터넷 검색에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이름과 관련해 원치않는 부정적 내용을 삭제 요청할수 수 있는 권리를 첫 인정했고 지난해 6월에는 개인정보 삭제를 프랑스 뿐 아니라 글로벌 도메인인 구글닷컴(google.com)까지 확대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CNIL는 프랑스 현지법에 따라 CNIL 요청을 거부하는 기업에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예고했는 데 이번에 처음으로 이를 거부한 구글에 금액은 작지만 상징적 벌금이 부과된 셈이다. CNIL은 프랑스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완벽하게 사생활을 보장 받기 위해선 익스플로러 검색엔진으로 나타나는 모든 결과가 삭제되어야 한다”며 구글은 충분한 권리보호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성명을 통해 벌금부과 배경을 설명했다.
구글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구글은 우리는 유럽의 사생활보호 정책을 존중하지만 프랑스 밖의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는 콘텐츠 통제 권리가 CNIL에 있다고 동의하지 않는다”며 항소의사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잊혀질 권리의 확대는 대세가 되어 가고 있지만 어떤 내용이 대상이 되는지, 어디까지 확대적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은 거의 없어 이번 벌금부과로 ‘잊혀질 권리과 ‘알권리간 충돌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찬동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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